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가 임금협상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고 있다.
15일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내놓은 29% 임금인상의 숫자는 상징적인 의미”라며 “회사가 1천 원이라도 수정된 안을 내놔 변화의 의지를 보이면 얼마든지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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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
그러나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제시한 임금인상안에 실질적인 처우개선안을 추가로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노조와 지속적으로 대화해 접점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사노조는 24일부터 30일까지 서울시 강서구의 대한항공 본사에서 집회를 열고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24일은 대한항공 주주총회가 열리는 날이다.
조종사노조는 지난해 12월22일 11년 만에 부분파업을 했는데 이번에 2번째 파업에 들어간다.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는 2015년과 2016년 임금협상안을 놓고 17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노사갈등이 장기화로 치닫고 있다.
조종사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뒤 그나마 이어져왔던 협상창구마저 사실상 닫혔다.
대한항공은 공익사업장으로 지정된 만큼 조종사노조의 쟁의행위로 영업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하지만 조종사노조가 안전문제를 문제삼고 있어 항공사의 평판에 치명적일 수 있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중국은 높은 임금을 제시해 조종사를 빼가고 있고 회사는 이를 놓고 아무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며 “항공안전을 위해 상황을 개선하고자 파업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조종사노조의 파업 때문에 받는 피해는 미미한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2010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조종사 2300명 가운데 20%인 480명 만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
조종사노조가 요구하는 임금인상률이 워낙 커 대한항공이 조종사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조종사노조는 29%의 임금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다. 조종사노조의 평균 연봉은 1억4천만 원으로 알려졌다. 조종사노조 요구대로 임금을 인상할 경우 1년에 조종사 1인당 4060만 원을 올려줘야 하는 셈이다.
대한항공은 조종사에 일반직 직원과 동일하게 2015년 1.9%, 2016년 2.3%의 임금인상을 적용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