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러시아와 중남미 시장에 대응할 인재 확보를 늘리며 필리핀 이후 해외 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해외사업 비중이 커진 가운데 기존 수출시장에서 현지 이해도가 높은 인재를 활용해 추가 사업 기회를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사진은 생성형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롯데칠성음료의 해외사업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필리핀 이외의 지역에서도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6일 롯데칠성음료의 해외사업 전략과 인력 확보 움직임을 종합하면 박 대표는 러시아와 중남미 시장에 대응할 인재를 적극적으로 확보하며 해외사업의 저변을 넓힐 준비에 나서고 있다.
두 지역은 현재 사업 단계가 다르다.
러시아는 밀키스와 레쓰비 등을 앞세워 판매법인까지 설립한 시장인 반면 중남미에서는 알로에주스 등을 중심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각 시장의 상황에 맞는 언어와 현지 이해도를 갖춘 인재를 확보해 기존 사업을 키우고 추가 사업 기회를 찾으려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롯데칠성음료는 9월 말 진행한 일반 신입사원 채용에서 글로벌영업 직무 지원자에게 러시아어 구사 능력을 필수로 요구했다. 담당 업무는 글로벌 영업관리와 지원이다.
같은 시기 진행한 외국인 유학생 채용연계형 인턴십에서는 러시아·중남미 관련 전공자를 우대하고 러시아어 또는 스페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재를 모집했다. 담당 업무에는 신사업 발굴과 시장환경 분석, 사업 타당성 분석 및 전략 수립, 현지 업체 접촉 등이 포함됐다.
롯데칠성음료는 해외사업과 관련한 인력을 꾸준히 뽑아왔다.
2024년 외국인 유학생 채용에서는 중남미 수출영업 및 관리 직무를 별도로 두고 스페인어와 한국어 구사자를 우대했다. 2025년에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필리핀 국적 인재를 우대하며 신사업 발굴과 사업 타당성 분석 등을 맡길 인력을 모집했다.
이번 채용에서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찾았던 해외사업 인재의 대상이 러시아와 중남미 언어권까지 넓어진 점이 주목된다. 특히 중남미에서는 기존 수출영업 인력에 이어 시장분석과 현지 업체 접촉까지 담당할 인재를 찾는다는 점에서 역할의 범위도 넓어졌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러시아어와 스페인어는 해당 언어권 국가의 시장 및 소비자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현지 업체와 원활하게 소통하는 데 필요한 역량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롯데칠성음료가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롯데칠성음료는 밀키스와 레쓰비 등을 중심으로 러시아 수출을 확대해 왔으며 2024년 1월에는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러시아 법인 매출은 2024년 430억 원에서 2025년 906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미 판매 기반을 갖추고 사업 규모도 커지고 있는 만큼 러시아에서는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영업인력 확보가 기존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는 러시아와 출발점이 다르다.
롯데칠성음료는 알로에주스 등을 중심으로 중남미 수출을 이어왔다. 러시아처럼 현지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기보다는 아직 제품 수출이 중심인 시장이다.
이번 채용에서는 스페인어를 구사하면서 시장환경 분석과 사업 타당성 검토, 현지 업체 접촉까지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겨냥했다. 기존 제품 판매를 넘어 현지 소비자와 유통환경을 파악하고 추가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인적 기반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가 여러 해외시장에 대응할 인재 확보에 나선 배경에는 필리핀을 중심으로 커진 해외사업의 중요성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2017년 해외사업부문장을 겸임하고 경영전략부문장을 지내는 등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부터 해외사업과 회사의 중장기 전략을 담당했다. 대표이사를 맡은 뒤에도 해외사업 확대는 주요 경영 과제로 이어지고 있다.
▲ 롯데칠성음료 필리핀펩시 공장 전경.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는 2010년 필리핀펩시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현지 사업을 키웠으며 2023년 경영권을 확보해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이를 통해 현지 생산시설과 유통망을 갖춘 대규모 해외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2025년 필리핀 법인 매출은 1조765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74억 원에서 180억 원으로 늘었다. 필리핀에서만 전체 연결 매출의 약 27%가 발생할 정도로 해외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필리핀이 롯데칠성음료 해외사업의 외형을 키웠다면 앞으로는 필리핀 이외 지역에서도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존 제품의 수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음료의 음료 수출 매출은 1년 전보다 9.8% 증가했다. 밀키스와 레쓰비, 알로에주스 등의 판매 확대가 수출 성장을 이끌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3월 중장기 계획을 재정비하면서 2030년 연결 매출 4조8천억~5조 원, 영업이익 4천억~5천억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해외 자회사와 수출을 포함한 글로벌 매출 비중도 5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2분기 기준 해외 자회사 매출 비중은 약 41%이며 수출까지 포함하면 글로벌 매출 비중은 약 47%에 이른다.
다만 수익성은 풀어야 할 과제다.
2분기 글로벌 부문 매출은 1년 전보다 3.4% 증가한 4585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27.0% 감소한 261억 원에 그쳤다.
필리핀을 중심으로 커진 해외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다른 지역에서도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러시아와 중남미 시장을 이해하는 인재 확보 역시 이런 해외사업 확장의 준비 과정으로 여겨진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향후 기존 수출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현지 소비자와 국가별 특성에 맞는 제품과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현지 유통 및 파트너십 확대 등을 통해 해외사업의 성장 기반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