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업이 동양을 인수한 데 힘입어 올해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동양과 시너지를 크게 내기 위해 동양 이사회를 장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 유진기업, 올해 최대실적 낼 듯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4일 “올해 유진기업의 실적은 동양의 실적이 지분법으로 추가되는 만큼 사상 최대실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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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
유진기업은 지난해 파인트리자산운용으로부터 동양 지분 9.98%를 사들이며 최대주주가 됐다. 유진기업과 유진투자증권이 확보한 동양 지분은 지난해 10월19일 기준으로 30.03%다.
유진기업이 지분을 20% 넘게 보유하면서 올해부터 동양의 실적도 유진기업에 지분법이익으로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유진기업과 동양은 레미콘사업을 주력으로 하는데 최근 2~3년 동안 전방산업인 건설업이 호조를 보인 덕에 올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건설사들이 보유한 토목·주택·비주택부문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164조 원이다. 2015년과 비교해 6조 원가량 증가했다. 이 수주잔고가 매출로 꾸준히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레미콘사업이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유진기업은 동양 인수로 규모의 경제효과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레미콘사업은 지역거점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인데 유진기업과 동양이 보유한 레미콘공장의 영업망이 거의 겹치지 않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채 연구원은 “유진기업과 동양은 레미콘사업에서 시너지를 내 레미콘기업 1위로서 위력을 충분히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진기업은 올해 매출 1조1228억 원, 영업이익 1036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7.1% 늘어나는 것이다.
◆ 유경선, 동양 이사회 장악 안간힘
유진기업이 동양 이사회를 완전하게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유경선 회장에게 난제로 남아있다.
유진기업이 동양과 시너지를 내려면 동양 이사회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동양 이사회의 구성원 13명 가운데 유진기업과 관련된 인사는 3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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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 |
이마저도 유진기업이 지난해 12월 초에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의 수를 기존 10명에서 13명으로 늘리면서 이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아직 이사회를 확실하게 장악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유경선 회장은 동양 이사회의 구성원을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진기업은 24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용건 전 대표이사와 오수근, 정동민, 이헌욱 사외이사를 해임하는 안건을 다루기로 했다.
유진기업은 김 전 대표의 해임안건과 관련해 “동양이 2016년 초에 법정관리를 졸업했음에도 건설사업의 적자폭이 확대돼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이 2015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김 전 대표가 실적부진에 책임이 있는 만큼 해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3명의 사외이사 해임안건을 놓고 “경영의 불확실성이 늘어나는 현재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폭넓은 조언이 필요하다”며 “현재 4명의 법률전문가로 구성된 사외이사를 법률전문가 1명과 경제·경영전문가 1명, 신기술분야 전문가 1명으로 재조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유진기업이 교체하려는 사외이사 3명은 동양이 법정관리 절차를 밟을 당시 법원이 선임한 인사들이다. 이들은 유진기업이 지난해 초부터 동양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할 때마다 번번이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동양이 이사회 구성원을 교체하려는 것은 동양 이사회의 자체적인 판단일뿐 유진기업의 의지와는 무관하다”며 “유진기업은 동양의 최대주주로서 올라온 안건에 찬성의사를 표시하겠다는 방침만 정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