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중국에서 원가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등으로 사업을 안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올해 중국에서 자동차 수요의 증가세가 약해지고 현지기업과 경쟁이 심해졌다”며 “현대차그룹은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개선하는 등 중국사업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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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차와 기아차는 2월 중국에서 각각 6만5천 대와 2만2천 대 팔았다.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났지만 기아차는 48.8% 줄었다.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5%와 1.5%로 나타났다.
중국은 올해 2월 자동차판매가 지난해보다 9.3% 늘어났지만 수요성장세는 감소세를 보였다. 영업일수를 감안해 측정한 중국의 일평균 판매성장률은 올해 1월과 2월 각각 –4.5%와 –7.9%로 나타났다. 중국의 전체 자동차 판매는 올해 2월 144만8천 대로 나타났다.
조 연구원은 “현대차가 중국 판매에서 회복세를 보였지만 기저효과 수준”이라며 “기아차의 경우 판매딜러 이슈 등 외부영향을 감안해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기아차는 중국 딜러들이 올해 초에 판매부진으로 재고부담이 늘어났다며 기아차에 보상금 4천억 원을 요구하는 등 보상금을 놓고 다투고 있다.
현대차는 2014년 1월부터 2월까지와 2015년 같은 기간 동안 각각 18만 대가량을 팔았다. 이 기간은 중국 자동차시장의 규모가 올해 같은 기간의 80~90% 수준이었던 때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판매비중이 2013년 1~2월 7.0%에서 올해 1~2월 4.5%로 하락했다.
반면 일본계 합자회사와 중국 현지 완성차회사는 중국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의 완성차회사인 길리(Geely)자동차는 2월 7만3천 대를 팔아 지난해 2월보다 103.9%가 증가했다. 길리차는 월별 판매성장률이 지난해 5월부터 50%를 넘어섰고 7월부터 12월까지 100% 이상을 지속적으로 보였다.
조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에서 현지기업과 경쟁이 심해지면 함께 중국에 진출한 부품기업들도 부담이 된다”며 “현대차그룹은 중국 현지회사와 외자계 합작법인 사이에서 브랜드 지위를 확립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공장가동을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