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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클로드 비버 LVMH그룹 시계부문 회장 |
루이비통그룹이 스마트워치 출시행렬에 동참한다. 루이비통의 시계브랜드 태그호이어에서 내년에 스마트워치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스와치도 최근 스마트워치 출시계획을 밝혔다. 전자업계에 부는 스마트워치 열풍이 패션업계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2015년 스마트워치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14일 스위스 일간지 'NZZ 암 존탁'이 보도했다.
LVMH그룹 장 클로드 비버 시계부문 회장은 “내년 초 태그호이어에서 스마트워치가 나올 것”이라며 “우리는 자체적으로 스마트워치를 출시할 것이며 애플워치를 베끼는 수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버 회장은 지난 7월부터 애플의 스마트워치 출시에 대해 우려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애플워치는 다른 애플 제품들처럼 상징적 힘을 갖게 될 것”이라며 “애플워치가 명품시계 시장을 위협할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수방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버 회장이 염려하는 이유는 애플워치가 스마트기기보다 패션 액세서리를 목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애플은 애플워치를 일반형인 ‘워치’와 활동성을 강조한 ‘워치 스포츠’, 최고급 제품군인 ‘워치 에디션’으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럭셔리 제품을 표방한 워치 에디션은 18K 금으로 제작됐는데 예상가격이 1천만 원을 웃돈다.
애플 디자인을 총괄하는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은 “(애플워치가) 스위스 시계산업을 곤경에 처하게 만들 것”이라고 자신감을 비쳤다.
또 애플은 지난 7월 태그호이어의 글로벌 영업 및 소매부문 담당 부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애플워치가 명품시계의 마케팅과 영업전략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LVMH그룹은 위블로, 태그호이어, 제니스 등 많은 시계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태그호이어의 규모가 가장 크다. 태그호이어는 2009년부터 명품이미지를 휴대전화에 가져와 한정판으로 휴대전화 제품을 출시해 왔다.
태그호이어는 2009년 피처폰 ‘메리디스트 오토모빌 람보르기니’를 시작으로 2011년 스마트폰 ‘링크’를 내놨다. 생산은 휴대폰 주문제작 전문업체에 맡겼는데 같은 시기의 스마트폰에 비해 성능이 뒤졌다.
다만 악어가죽으로 겉면을 덮고 다이아몬드로 장식하는 등 명품의 외관을 뽐냈고 가격도 명품답게 730만 원이었다. 태그호이어는 2012년과 2013년 해마다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했다.
따라서 태그호이어가 내년에 선보일 스마트워치 역시 태그호이어의 한정판 스마트폰처럼 소수를 상대로 판매할 제품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태그호이어 시계 가격이 최소 100만 원 초반에서 최대 1천만 원에 육박하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태그호이어가 어떤 모양의 스마트워치를 만들지 비버 회장의 말로 예상할 수 있다.
비버 회장은 10일 애플워치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 애플워치는 디자인학교의 학생이 1학기 동안 과제로 작업한 수준처럼 보인다”며 “지나치게 여성 취향이며 기존 출시제품들과 모양이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명품이란 시간을 초월하는 것이며, 희소성이 있고, 품위가 느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말에 비춰볼 때 태그호이어의 스마트워치는 희소성이 있고 품위가 느껴지게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시계 메이커 ‘스와치’도 내년 여름까지 스마트워치를 내놓는다고 지난달 31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스와치는 스마트워치의 주요 기능으로 피트니스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스와치는 태그호이어보다 애플워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현재 스와치 매출액의 30%는 중저가 브랜드에서 나오는데, 스와치의 저가라인 시계 가격이 스마트워치 가격과 비슷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