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이 육류담보대출사기 피해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까.
동양생명이 사태를 수습해나가고 있지만 매각대금 분배를 놓고 법적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
|
▲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채권단과 육류담보물 공동매각의 합의를 마치고 이른 시일 안에 첫 공매를 시작한다.
채권단은 동양생명과 중복계약이 걸려있지 않는 냉동육류를 8일 우선적으로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약 135억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은 그동안 담보물의 선순위 채권자임을 주장하면서 공동대응하고 있는 채권단과 독립적으로 절차를 진행해 갈등을 빚었다. 담보물이 얼마나 남았는지, 그 가운데 어느 정도가 동양생명의 소유권으로 인정받을지 등 손실규모마저 추산하지 못해 시장의 의구심을 잠재우지 못했다.
동양생명은 최근 담보물 실사를 마쳐 불확실했던 손실을 구체화하면서 사태수습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 담보물의 부패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채권단과 공매절차에 합의함에 따라 담보물을 현금화하는 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다만 공동매각대금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담보물의 우선순위 결정이나 매각대금 배분 등 가장 중요한 문제가 남은 만큼 사태가 정리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른 채권자들과 법적다툼이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실사를 마쳤고 마무리단계에 와 있다”며 “우리가 따로 실사를 진행했고 공동채권단 측에서도 실사를 한 만큼 분배과정에서 이견이 있다면 법적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생명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분배가 이루어지더라도 추가적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매를 통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전체 대출규모인 6천억 원의 10% 가량인 6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육류담보대출 3804억 원 연체액 가운데 자체 실사 추정치에 근거해 예상손실을 70%로 가정하고 2662억 원의 충당금을 잡았다. 동양생명 몫으로 1142억 원은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한 것이다.
동양생명은 원하는 만큼 담보물의 매각대금을 다 회수하더라도 올해에도 추가적으로 손실액을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9일 이사회 결의에서 유상증자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말 발표했던 안방그룹홀딩스의 자금이 곧 투입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유상증자가 동양생명의 손실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이라고 예측됐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유상증자가 이뤄질 경우 동양생명의 RBC비율은 대출피해에 따른 손실 등을 고려해도 250%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