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도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사업이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부터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쏟고 있는데 사드보복으로 중국사업이 차질을 빚게 되면 재무구조가 타격을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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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사드보복이 확대되면서 국내 관광업체와 화장품업체, 면세점업체 등은 물론 이랜드그룹처럼 현지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도 사드보복의 영향권에 들 수 있다.
사드배치 부지를 제공하기로 한 롯데그룹의 경우 중국 롯데마트 일부 지점이 영업정지 조치를 받고 현지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실제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한국제품 전반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될 경우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될 수도 있다.
중국사업이 이랜드그룹의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른다. 더욱이 영업이익률이 높아 그동안 그룹의 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왔다.
이랜드그룹이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지금의 규모로 클 수 있었던 데에도 중국사업에 힘입었다고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중국 경기둔화 영향으로 이랜드그룹의 중국 패션사업서 성장세가 주춤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유통업에도 진출했다”며 “지금 사드보복 영향권에 든다면 성장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려는 시점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1월 중국 팍슨(百盛)그룹과 손잡고 중국 상하이 창닝지구에 ‘팍슨-뉴코아몰’을 열며 유통사업에 뛰어들었고 현재는 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현안을 안고 있다. 중국사업에서 차질이 빚어져 현금창출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재무구조 개선작업도 속도를 내기 힘들어진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부채비율 290%대인데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올해 말까지 200% 미만으로 낮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티니위니 매각대금이 유입되면 1분기 안에 부채비율은 240%대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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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랜드그룹이 지난해 1월 상하이에 문을 연 팍슨-뉴코아몰 전경. |
하지만 이는 중국에서 정상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하다고 가정했을 때 이야기다. 이랜트리테일 상장 등을 무사히 마무리한다고 해도 중국에서 현금창출에 차질이 빚어지면 신용등급 하락을 낳아 추후 이자비용이 늘어나거나 자금차입이 힘들어질 수 있고 채무만기 연장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랜드그룹은 사드리스크를 놓고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사드리스크가 고조되던 시점부터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사드리스크와 관련해 체감할만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는 않다”며 “지난해 처음 시작한 유통사업의 경우에도 백화점에서 쇼핑몰로 전환하기 위해 현지업체에서 먼저 손을 내밀고 있어 매장확대에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 중심이었던 중국의 유통 트렌드는 최근 쇼핑몰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에 있다. 이랜드그룹은 현재 6개인 중국 유통매장이 올해는 20개 정도 추가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약 3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98% 이상이 중국인으로 현지화 돼있다”며 “아무래도 이랜드그룹이 20년 넘게 현지에서 신뢰를 쌓아 놓았기 때문에 좀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