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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스틸이미지. |
3월 첫 주말 극장가에서 한국영화 ‘해빙’과 외화 ‘로건’이 엎치락뒤치락 흥행경쟁을 예고했다.
‘문라이트’와 ‘맨체스터 바이 더 씨’도 아카데미 수상효과에 힘입어 관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일 개봉한 신작 ‘로건’이 이틀 만에 44만여 명을 끌어 모으며 일일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섰다.
같은 날 개봉한 한국영화 ‘해빙’도 누적관객수는 로건을 웃도는 47만 명을 돌파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23아이덴티티’와 ‘재심’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관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로건은 ‘엑스맨’ 시리즈로 스타덤에 오른 휴 잭맨이 울버린 캐릭터로 등장하는 마지막 작품이다. 늙고 힘이 없어진 로건이 비슷한 초능력을 소유한 소녀를 구하는 과정을 그린 판타지액션이다. 청소년불가등급 판정을 받아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외화 1위인 ‘킹스맨’의 기록을 갈아치울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
해빙은 조진웅씨가 원톱 주연을 맡아 한국형 심리스릴러를 표방했다. 얼어붙었던 한강이 녹으면서 시체가 떠오르고 한 남자의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있던 비밀을 다룬다.
‘4인용 식탁’을 연출했던 이수연 감독의 신작인데 인물 내면의 심리와 주변인물들 사이의 긴장을 추리기법을 가미해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수기 극장가에서 로건과 해빙이 각각 800여 개의 스크린을 나란히 차지하며 개봉 효과를 노린다.
아카데미 수상작 가운데 상영 중인 문라이트와 맨체스터 바이 더 씨가 관객을 다시 불러 모을지도 주목된다.
문라이트는 2월22일 개봉해 2일까지 누적관객수가 7만6천 명을 넘긴 정도다.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를 꺾고 사상 유례없는 호명번복 끝에 올해 작품상을 차지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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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해빙' 포스터. |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높지만 작품상 수상배경에는 지난해 백인일색이란 비판 등 영화외적 요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성소수자인 흑인소년의 성장기를 담은 영화로 개봉 이후 관객 발길이 뜸했는데 아카데미 특수를 누리며 박스오피스 6위로 재진입했다.
문라이트와 라라랜드의 대결로 압축되며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았지만 맨체스터 바이 더 씨도 올해 아카데미 수상작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수작이다.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을 받아 쏠쏠한 성과를 냈다.
영화를 보면 케이시 애플렉의 남우주연상 수상과 감독인 케네스 로너건이 각본상을 안은 데 이견을 보이기 어렵다.
미국 북동부 해안가의 작은 마을 맨체스터가 주요 무대로 씻을 수 없는 과오로 세상과 소통을 거부한 채 살아온 남자가 형의 갑작스런 죽음을 통해 조카의 후견인을 떠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화를 다룬다.
영화는 형의 장례식을 전후한 서사적 시간에 맞춰져 진행되지만 교차편집을 통해 과거 이야기, 무의식의 심연을 뚫고 나오는 기억의 장면을 보여주며 가슴 먹먹한 감동을 남긴다.
죽음을 대하는 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정교하게 그리며 고통스럽지만 삶은 부단히 계속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로너건 감독은 남자가 조카와 티격태격 나누는 일상적 대화만으로도 각본가로서 탁월한 재능을 보였는데 억지 감동이나 화해를 강요하지 않는 절제된 연출력도 높이 살만하다. 문라이트에 이어 다양성영화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상영관은 많지 않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