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에스콰이아와 엘칸토가 모두 새 주인을 만난 뒤 실적이 늘어나고 있다.
강수호 형지에스콰아아 대표와 이혁주 엘칸토 대표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업계 1위인 금강제화를 뒤쫓고 있다.
◆ 강수호, 적자에 허덕이던 형지에스콰이아 살려내
1일 제화업계에 따르면 형지에스콰이아가 적자에 허덕이다 2015년 형지그룹에 인수된 뒤 체질개선을 거쳐 점차 사업이 안정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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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수호 형지에스콰이아 대표. |
형지에스콰이아는 무리한 해외브랜드 수입으로 2014년 영업손실 178억 원, 2015년에는 영업손실 95억 원을 내는 등 수익악화를 겪고 있었다.
형지에스콰이아의 부진탈출에는 강수호 대표의 역할이 컸다.
강 대표는 형지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다가 2015년 형지그룹이 에스콰이아를 인수하면서 형지에스콰이아 대표에 선임됐다. 재무통으로서 형지에스콰이아의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임무를 떠안은 것이다.
강 대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형지에스콰이아의 부실점포를 정리하는 일이었다. 2015년 5월 203개이던 매장을 2015년 말에는 184개까지 정리했다. 갑작스러운 구조조정에 반발도 있었지만 형지에스콰이아를 살리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대신 백화점 유통채널을 강화했다. 강 대표는 재무통이지만 부산지역 총괄본부장 등을 거치며 영업도 경험했는데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백화점 영업활동에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의 영업활동에 힘입어 롯데백화점에만 입점해 있던 형지에스콰이아의 매장은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으로 점차 영역을 확장했다. 2016년 형지에스콰이아 매장은 278개까지 늘어났는데 올해는 33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강 대표는 제화사업에 국한되지 않고 점차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가방과 엑세서리로 유명한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을 론칭하면서 프리미엄 잡화부문을 강화했는데 이는 제화기업에서 패션회사로 변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은 현재 백화점에 12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강 대표는 ‘장 샤를 드 가스텔바쟉’를 이용해 골프웨어를 취급하는 의류브랜드를 준비하고 있고 리빙브랜드를 만들어 생활용품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 샤를 드 가스텔바쟉은 올해나 내년 중국에도 출시된다.
강 대표는 “신사업의 정착과 중국진출 성공으로 이른 시일 안에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며 “2020년에는 매출 3천억 원을 넘어서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혁주, 엘칸토 새로 맡아 어떻게 키울까
엘칸토도 실적부진을 겪다가 2011년 이랜드그룹에 인수된 뒤 성장세 보이고 있다.
엘칸토는 이랜드에 인수된 뒤 5년 만에 160% 성장해 지난해 매출 550억 원을 올렸다. 이랜드가 인수할 당시에는 매출은 191억 원에 불과했다.
이혁주 대표는 올해 1월 대표로 취임하면서 엘칸토에 합류하게 됐다. 엘칸토가 몇년 동안 체질개선에 주력했다면 이 대표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 엘칸토의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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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혁주 엘칸토 대표. |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엘칸토는 현재는 국내시장에서 자리를 잡아야 하는 단계여서 아직 중국진출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며 “그러나 이랜드가 보유한 모든 브랜드는 해외진출을 항상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사무실이 아닌 매장에서 직접 고객을 응대하는 것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한 뒤 경영에 적극 반영해 새로운 브랜드를 준비하려는 것이다.
이 대표가 미쏘를 국내에 출시할 당시 미쏘BD(Brand Development)장으로 활약했던 만큼 엘칸토에서도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해 엘칸토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도 받는다. 엘칸토는 현재 경쟁회사들에 비해 대표 브랜드가 현저히 부족하다.
이 대표는 엘칸토를 이끄는데 이랜드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엘칸토는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국내 50여개의 유통망 지원에 힘입어 매장수를 확장하고 있는데 이 대표가 새로 브랜드를 도입하면 같은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랜드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 공격적인 경영으로 이랜드가 인수한지 10년차 되는 해인 2021년에는 엘칸토의 매출을 1조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제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엘칸토가 내실을 다져온 만큼 올해는 이 대표가 외형확대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엘칸토가 아직은 매출규모가 업계 1위인 금강제화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이랜드의 지원을 받으면 급격하게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