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국책사업인 북극항로 운항을 통해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가스공사의 국책사업인 LNG 운송권 입찰에도 참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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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 |
12일 해운업계과 관련부처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가 정부, SK에너지 등과 진행중인 북극항로 상업운항을 위한 실무협의가 막판 조율단계에 들어갔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르면 이달 말 북극항로 상업운항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10월 스웨덴 물류회사 스테나해운으로 부터 스테나 폴라리스호를 빌려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성공하면서 올해 7~8월 상업운항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북극항로 운항에 대한 안정성이 확보되지 못한 탓에 화주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SK에너지가 전향적으로 북극항로 운항에 참여하게 된 배경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수익성보다 거국적으로 국책사업을 도와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다. 해양수산부는 지원 협의체를 구성하고 선박의 항만시설 사용료를 감면해주는 등 북극항로사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SK에너지가 수입하는 벙커C유 10만 톤을 유럽에서 울산항으로 실어 나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가 상업운항의 첫 발을 내딛게 되면서 북극항로사업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2017년부터 러시아 가스회사 노바텍이 생산하는 천연가스를 북극항로를 통해 국내로 실어 나르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글로비스의 북극항로 운항 등 해운사업은 계열사 의존을 탈피하기 위한 새로운 먹거리다. 현대글로비스는 북극항로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가스공사의 국책사업인 LNG 운송권 입찰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는 다음달 2일부터 LNG전용선 6척을 운영하는 해운사를 선정하는 입찰을 진행한다. 이 사업을 통해 해운사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이 6조 원에 이르러 운송권을 따내려는 국내 해운사들의 물밑 움직임이 한창이다.
국내 1, 2위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LNG사업부문을 매각한 탓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SK해운, 대한해운, 팬오션 등이 입찰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글로비스는 LNG선 운영권 입찰참여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하지만 LNG선 선박수주를 위해 현대중공업과 접촉에 나서는 등 입찰참여가 거의 확실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이번 LNG선 수주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 왔고 지난달 개최한 사업설명회에도 참여했다”며 “3자물류 확대가 시급한 만큼 업계는 100%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계열사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물류를 담당하면서 설립 10여년 만에 매출을 13조 원까지 늘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억제차원에서 2자물류의 3자물류 전환을 유도하면서 현대글로비스도 내부일감 비중을 줄이고 3자물류기업으로 변신을 시도중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상반기에 연결기준으로 6조8333억 원의 매출을 냈다. 이 가운데 1조8451억 원이 현대차그룹이 아닌 곳에서 발생한 매출이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아닌 곳의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 22.6%에서 27%로 다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