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4차산업혁명에 발맞춰 관련 기술투자를 확대하는 등 대응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김한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네이버는 올해부터 5년 동안 5천억 원을 투입하며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기계번역, 로보틱스 영역의 원천기술 확보에 매진할 것”이라며 “올해 기술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원년을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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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
네이버는 총매출에서 연구개발비를 26%가량 사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과 펀드를 결성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과 관련된 기업을 발굴하는 데 500억 원을 사용했고 유럽에서 기술기반 스타트업에 1억 유로를 사용하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네이버는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과 콘텐츠에 국내 인터넷 기업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신기술에 투자하고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네이버는 20년 동안 포털서비스를 진행하며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 데이터는 인공지능 개발에서 경쟁력으로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라인이 보유한 2억2천 명의 글로벌 이용자 데이터도 힘이 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네이버는 올해 인공신경망(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번역기술 ‘파파고’와 웹브라우저 ‘웨일’, 음성비서 ‘아미카’ 등 적극적인 연구개발의 결과를 하나둘씩 공개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카카오도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에 대응해 앞으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포털 기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과 달리 카카오는 메신저 '카카오톡'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활용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는 올해 2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필두로 인공지능기술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하였고 카카오 산하에 있는 케이벤처그룹과 케이큐브벤처스에서 공격적인 스타트업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카카오는 기존에 매출의 10%가량인 1천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했지만 올해 2월 카카오브레인이 설립돼 연구개발비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루닛에 초기 투자로 1억 원을 내놓기도 했다. 루닛은 의료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의료영상을 진단하는 '딥러닝'기술이 강점인 회사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는 국내에서 메신저시장의 절대적 점유율을 바탕으로 챗봇(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과 인공지능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독보적인 국내 메신저 점유율을 바탕으로 강력한 실생활 데이터 확보력 등을 통해 인공지능시장에서 성과가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기업들은 기술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스타트업을 인수해왔다”며 “인공지능기술의 대표기업인 구글도 인공지능 관련 기업의 인수에 2001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33조7천억 원을 사용해 기술을 얻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