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일단락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는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구조조정을 통해 순차입금을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는데 올해는 연구개발에 투자를 늘리기 위해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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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28일 “두산중공업이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통해 대규모 연구개발비를 조달하면 가스터빈기술을 확보해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와 해외에서 수주를 확대할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채권보유자가 미리 약속된 가격에 발행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말한다.
두산중공업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보통주 기준으로 17.7%에 해당하는 5천억 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했는데 이는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다.
두산중공업이 주주우선공모방식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권을 발행하기로 한 데 따라 두산중공업의 대주주인 두산이 신주 가운데 30% 이상 배정받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청약일은 4월24일, 만기는 2022년 5월4일로 표면이자율은 1%다.
두산중공업은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 5천억 원 가운데 3천억 원 이상을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대형 가스터빈은 미국과 독일, 일본의 일부 해외발전회사만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제품으로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를 가동하는 데 핵심설비로 꼽힌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소의 핵심 기자재 가운데 가스터빈 원천기술만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기술을 확보하려면 9천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비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
친환경발전이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 석탄화력보다 온실가스배출량이 절반 이상 적은 가스발전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을 상용화하면 수출액이 향후 10년 동안 5조 원 늘고 국내에서도 가스터빈을 두산중공업이 공급하면서 3조6천억 원 정도의 매출을 더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은 현재 미쓰비시의 가스터빈 기술을 활용하고 있어 미국이나 독일, 일본의 발전회사와 비교해 수주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친환경 가스발전설비 수요가 증가할 때를 대비해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자 가스터빈사업을 통해 성장동력 확보를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중공업은 2015년 순차입금이 10조2천억 원에 이르렀으나 지난해 말 순차입금을 8조8천억 원까지 줄이고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264%로 2015년보다 24%포인트 개선했다.
28일 두산중공업 주가는 전일보다 7.71%(2050원) 내린 2만4550원에 장을 마쳤다. 대규모 신주발행 소식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연구원은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두산중공업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식 수를 늘렸다”며 “두산중공업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