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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자금난 가중, 정성립 산업은행만 바라봐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2-27 17: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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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자금난에 갈수록 벼랑으로 몰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4월부터 차례대로 수천억 원의 자금을 갚아야 하는데 자금줄이 꽉 막혀 있다.

정부의 추가지원만이 대우조선해양이 생존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 정성립, 유동성 확보 위해 마른수건 쥐어 짜

대우조선해양은 27일 지분 35.3%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선박금융 주식 전량을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자금난 가중, 정성립 산업은행만 바라봐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한국선박금융의 장부가액은 37억4800만 원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처한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정성립 사장은 자회사 매각에 속도를 내며 4월 만기가 돌아오는 4400억 원의 회사채를 상환할 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웰리브와 대우조선해양건설 등의 자회사를 매각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모두 1천억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예정대로 자산을 매각해도 회사채를 상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조선업계는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운전자금으로만 매달 7천억~8천억 원을 필요로 하는데 실제로 매달 유입되는 현금은 이보다 1천억 원가량 적은 상황이다.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해도 당장  운전자금을 메워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운전자금 부담을 이유로 최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3천억 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정 사장이 기댈 언덕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로부터 수주한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인도밖에 없다. 소난골 협상만 잘 마무리될 경우 1조 원에 가까운 현금을 받을 수 있어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숨통을 틔울 수 있다.

소난골은 최근 드릴십을 빌려쓰려는 글로벌 대형 석유기업들과 용선협상을 진행했는데 이르면 3월 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사 선정이 마무리되면 대우조선해양은 소난골과 별도의 협상을 통해 자금수령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하지만 본계약 체결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석유의 공급과잉으로 유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대형 석유기업들이 시추선을 빌리는 것을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우조선해양이 1조 원을 확보하는 길은 사실상 사라진다.

◆ 대외신인도 하락도 발목 잡아

정 사장은 신규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정 사장과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분식회계와 관련해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 점은 신규수주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해외 선주들이 신뢰도 하락을 이유로 대우조선해양에 발주를 기피할 수도 있다.

  대우조선해양 자금난 가중, 정성립 산업은행만 바라봐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B’로 하향조정하며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으로 평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대내외적 악재로 현금확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정부의 추가지원만이 생존의 유일한 길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월 초에 “어떤 경우든 국민 혈세가 더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전제 아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추가지원에 선을 그어 말을 뒤집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투입한 돈과 고용문제 등으로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을 쉽게 포기하기도 어렵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매출채권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직접 현금지원이 아닌 방법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숨통을 틔워주는 방식을 채택해 대우조선해양 살리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사장이 정부의 지원으로 대우조선해양의 4월 위기를 넘는다고 해도 신규수주 등을 통해 적절히 현금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중장기적으로 계속 위기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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