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비은행 계열사들의 내실을 다지고 수도권 진출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회장은 그동안 DGB금융지주의 사업다각화에 주력하며 그룹 몸집 키우기에 힘을 쏟았는데 두번째 임기에는 몸집의 내실을 다지고 대구지역에서 벗어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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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
박 회장은 24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만장일치 결정으로 연임돼 2020년 3월까지 DGB금융지주 수장을 계속 맡게 됐다.
박 회장은 2014년 3월 DGB금융지주에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3년 동안 비은행사업의 비중을 25%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임기동안 DGB생명과 DGB자산운용을 인수했고 DGB캐피탈 라오스 법인을 설립하는 등 외형이 커졌다.
그러나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은 아직 부진하다.
DGB금융지주은 2016년 순이익 3019억 원을 거뒀는데 대구은행이 순이익 2650억 원으로 87.8%를 차지했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이익 합은 12.2%에 불과했다. 한 곳도 전체 순이익의 5% 이상을 차지하지 못했다.
박 회장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내실을 다지는 한편 계열사 간의 시너지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금융그룹을 세운 데는 다양한 분야의 금융회사들 사이에 시너지를 창출해 그룹 전체의 경영 효율화를 꾀하려는 목적도 큰 데 각각의 성장에 급급하다보니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형태의 업무 통합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대구은행의 대구와 경북지역 이외의 지역 진출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관계형 금융을 내세워 대구와 경북 역 중심의 밀착영업을 고수해왔다. 대구은행은 전체매출에서 대구·경북의 비중이 90%를 웃돈다.
하지만 지방은 기업이 적어 대출을 늘리기 어렵고 인구고령화로 개인고객 확보도 쉽지 않아 다른 지방금융지주들은 최근 탈지방화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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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은행은 지금까지 고수한 ‘선택과 집중형 성장’ 전략을 탈피해 다른지역 진출도 준비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DBG금융지주도 지역에서 부족한 수익을 수도권에서 채우기 위해 공격적인 전략을 펼쳐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JB금융지주는 수도권 진출확대 전략이 큰 성과를 거둬 지난해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JB금융지주는 2015년부터 호남지역에 밀집해 있던 광주은행 영업 점포들을 줄이고 수도권에 점포를 늘렸다.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 역시 21년 만에 서울에 신규점포를 내면서 올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수도권 영업점포를 각각 4개씩 더 확충하기로 하는 등 수도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