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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언론 "이재용 구속은 삼성전자 전문경영인체제 기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2-20 15: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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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뒤 진행될 삼성그룹의 변화를 놓고 해외언론들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가 처음으로 오너일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들과 같이 완전한 전문경영인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지 시험해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언론 "이재용 구속은 삼성전자 전문경영인체제 기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일 “이 부회장의 구속은 삼성그룹을 넘어 한국경제 전반에도 중요한 일”이라며 “오너일가의 공백과 재벌기업 영향력의 통제 가능성을 모두 시험해볼 수 있는 황금같은 기회”라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이 17일 구속되며 삼성그룹은 창사 이래 최초로 오너일가가 그룹 차원의 경영에 개입하기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강도높은 특검수사로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만큼 다른 재벌총수와 같이 ‘옥중경영’을 이어가기도 쉽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그룹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비중을 고려해 이 부회장의 구속을 비판하는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이 부회장이 선처를 받는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이 정치적 공세의 ‘희생양’이 되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죄가 드러나도 다른 재벌 총수들과 같이 무죄나 사면을 받게 될 경우 한국사회에서 정경유착을 근절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을 계기로 한국에서 재벌기업도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 삼성그룹도 장기적으로 더 강력하고 훌륭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 부회장의 구속만으로 한국사회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무리한 측면이 있다며 현실적으로 삼성그룹이 받을 타격도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삼성그룹은 79년 만에 처음으로 리더십 공백상태에 놓이게 됐다”며 “장기적 전략수립과 주요 사업결정을 맡을 대체인물도 마땅치 않아 성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구속 뒤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며 당분간 삼성 미래전략실과 사장단협의체를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부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오너일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나서 그룹 차원의 경영을 총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그룹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이 사장이 대체주자로 나설 것이 아니라 이를 전문경영인체제가 자리잡을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가 이 부회장의 공백으로 실제 사업에 받을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이사회를 통한 안정적인 경영구조가 갖춰져있기 때문이다.

미국 CNBC도 삼성전자가 브랜드 자체로 글로벌 소비자들에 강력하게 각인되어 있는 만큼 이 부회장과 관련한 악재가 제품판매 등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이 부회장의 공백으로 삼성전자가 외국인 주주들과 관계를 개선하고 지지를 얻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해외언론 "이재용 구속은 삼성전자 전문경영인체제 기회"  
▲ 삼성그룹 사장단.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꾸준히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던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을 계기로 이런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하며 외국기업 CEO 출신의 사외이사를 충원해 이사회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이사회의 영향력과 독립성도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그룹은 이번 리더십 변화를 계기로 주주들에게 지배구조의 긍정적인 변화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앞두고 어찌 보면 최적의 시기에 변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삼성그룹은 지주사전환을 추진하며 이를 위한 필수과정으로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우호적 여론확보가 절실하다.

증권사 에디슨리서치는 “삼성전자의 주주들은 이 부회장의 구속보다 현금배당 등 실질적인 요소에 더욱 주목할 것”이라며 “대규모 변화를 추진할 명분이 뚜렷해진 만큼 최근 일련의 사태는 오히려 삼성전자에 호재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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