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주력제품 판매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제약업계 매출 1위를 탈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한양행이 글로벌제약사 제품을 대신 팔아서 매출을 올리는 비중이 여전히 높아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 유한양행, 매출 1위 복귀 유력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21일 2016년 실적을 발표하는데 매출 1조3천억 원대와 영업이익 900억 원대를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희, 유한양행 매출 1위 탈환해도 아쉬움 여전  
▲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추정치는 녹십자의 매출 1조1979억 원, 한미약품의 매출 8827억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유한양행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제약업계 매출 1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유한양행은 2014년 매출 1조 174억 원을 내며 국내제약업계 최초로 1조 원을 넘어섰고 2015년에도 1조 1287억 원을 내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015년 한미약품이 잇따라 신약기술수출에 성공하며 1조3175억 원의 매출을 내면서 유한양행은 2위로 밀렸다.

유한양행은 글로벌제약회사로부터 도입한 제품들의 판매가 늘어났다.

유한양행은 B형 간염치료제 비리어드와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 경구용피임약 ‘머시론’ 등이 주력제품인데 비리어드는 길리어드, 트라젠타는 베링거인겔하임, 머시론은 알보젠으로부터 도입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베링거인겔하임과 길리어드의 제품으로 지난해 4천억 원 가량의 매출을 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 수출도 크게 늘었다.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을 길리어드, 애비브 등에 수출하고 있는데 최근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1801억 원을 수출했는데 이는 2015년 같은 기간보다 19.3% 늘어났고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출실적이었다.

이정희 사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매출도 지난해보다 10% 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2020년 매출 2조 원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 이정희, 신약개발 과제 해결할까

이정희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한 뒤 유한양행 실적에서 도입제품의 비중을 낮추고 자체상품의 판매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도입제품으로 내는 매출은 계약기간이 끝나면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의 제품을 도입해 대신 판매하는 것을 ‘상품매출’이라고 하는데 유한양행 전체매출에서 상품매출 비중은 대략 74% 정도다.

이 사장은 “유한양행의 자회사들부터 받는 제품들의 판매실적을 제외한 상품매출 비중은 54%수준”이라며 “고유제품을 키워 40%정도로 떨어뜨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유한양행의 신약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어느 정도 개발된 신약 후보물질들을 도입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했다. 유한양행은 최근 2년 동안 인수합병 및 사업다각화 등을 위해 850억 원을 투자했다.

유한양행은 최근 신약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1월 퇴행성디스크 신약후보물질 ‘YH14618’ 2상 임상시험에서 효능이 입증되지 않자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제약사 뤄신과 맺은 비소세포폐암 신약후보물질 ‘YH25448’의 기술이전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유한양행의 R&D연구소장 영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한양행의 R&D연구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공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한양행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94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6.5%으로 낮은 편”이라며 “유한양행 경쟁사들은 평균 전체매출의 10%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