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벼랑 끝에서 이사회를 열었으나 빈손으로 끝났다.
전경련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어 해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경련은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비공개로 정기 이사회를 열었으나 1시간도 되지 않아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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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오른쪽)이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이사회에 참석하는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이날 이사회는 24일 정기총회를 앞두고 열렸으나 주요 현안을 놓고 어떤 결정로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서 지난해 회계결산안을 의결했으나 올해 사업계획 등의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수 회장은 임기가 2월에 끝나는데 후임 선임문제도 다루지 못했다. 이사회는 쇄신안 마련보다 차기 회장 선출을 먼저하겠다는 일정만 확정했을 뿐 구체적인 인물을 염두에 둔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전경련은 후임 회장을 찾기 위해 재계는 물론 외부인사 영입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해왔다.
그러나 손경식 CJ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 물망에 오른 인사들이 고사한데다 외부 인사들 역시 재계인사가 전경련을 이끄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면서 여전히 차기 회장 인선은 안갯속이다.
허 회장이 물러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데 전경련 정관에 따르면 임시회장은 회장단의 최연장자가 맡게 된다. 현재 전경련 회장단 최연장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전경련 탈퇴를 검토하고 있어 정 회장이 임시회장을 맡을 가능성은 낮다.
정 회장을 제외하면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회장단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이 명예회장은 회장단 가운데 허 회장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이날 이사회에 참석했다.
이날 이사회는 110여 곳의 기업 가운데 절반 수준인 50여 개 기업이 참석해 간신히 정족수를 채웠다. 그나마도 대부분 위임장을 갖고온 대리인들이 많았다.
10대 그룹은 GS그룹과 한진그룹을 제외하고 모두 불참했다. 한진그룹도 조양호 회장이 아닌 서용원 한진 사장이 대리참석했다. 이사회를 통해 전경련의 불안한 입지만 확인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그룹과 SK그룹, LG그룹 등 4대그룹 중 3곳은 전경련을 이미 탈퇴했고 현대차그룹은 회비 납부를 끊었다. 이들 4대그룹은 2015년 전경련 회비의 77%를 부담했는데 이들이 빠져나가면서 전경련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