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과정에서 자금줄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시선을 물리치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시선은 아시아나항공에게 가장 큰 위험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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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항공업황 악화와 계열사 지원리스크까지 떠안으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을 차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1월20일 항공인 신년인사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자금을 보태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금호타이어를 지원할 수 있는지 묻는 기자에게 “그럴 일은 없다”며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항공만의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되찾기를 추진하면서 아시아나항공에서 자금을 끌어다 써 아시아나항공의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시선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항공업황도 안 좋아지는데 계열사 지원리스크까지 떠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처지에 몰렸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내렸다. BBB- 아랫등급은 투기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아시아나항공이 투기등급 직전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경기침체, 환율상승, 경제심화 등 중장기 사업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구조조정을 하려고 노력하는데도 재부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개편에 따른 계열사 지원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환율은 올해 들어 1달러당 1140원에서 1200원 사이를 오르내렸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수익이 매우 좋았던 지난해 3분기 평균 달러환율인 1120원대보다 오른 것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이 73억 원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파악했다.
항공유가가 오르는 점도 아시아나항공에게 부담이다.
항공유가는 2월 둘째주에 배럴당 67달러대까지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3% 상승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1680만 배럴의 항공유를 사용했는데 올해도 이 만큼 항공유를 사용할 경우 항공유가가 1달러만 올라도 수백 달러의 손실을 보게 된다.
김 사장이 금호타이어 인수 지원 가능성을 차단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항공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도 현재 주가는 실적에 비해 너무 낮은 수준”며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아시아나항공의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라고 파악했다.
김 사장은 1월20일 금호타이어 인수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이날 4230원에서 바로 다음 장이 열린 23일 4175원으로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2월15일 4325원으로 4천 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실제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은 낮지만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시장의 속성 때문에 주가가 오르지 않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결국 금호타이어 인수 관련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