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와 기업이 지난해 제2금융권 회사에서 빌린 돈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비은행금융기관은 가계와 기업 등에 724조1358억 원을 빌려줬는데 2015년 같은 기간보다 87조3515억 원(13.7%) 증가했다. 이 증가액은 1993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2금융권 회사들의 여신금액 증가율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한 상호저축은행의 모습. <뉴시스> |
저축은행은 지난해 기준으로 여신잔액 43조4646억 원을 보유해 2015년 같은 기간보다 7조8808억 원(22.1%) 증가했다. 새마을금고도 지난해 기준으로 여신잔액 90조5132억 원을 보유해 2015년 같은 기간보다 15조6809억 원(21.0%) 늘었다.
다른 금융기관별로 지난해 여신증가율을 살펴보면 신용협동조합(20.2%), 자산운용회사(19.3%), 상호금융기관(14.5%) 등 상당수가 10%를 웃돌았다.
저금리로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늘었지만 시중은행이 대출심사를 강화하자 제2금융권 회사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은 지난해 2월(수도권)과 5월(전국)에 주택담보대출의 소득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
제2금융권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은행금융기관은 은행보다 높은 대출금리를 매기는 데다 대출심사기준도 조만간 강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2금융권 회사들에서 돈을 빌렸을 경우 금리가 오르면 부담이 더욱 커진다”며 “제2금융권 회사도 올해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데 이때 이탈한 수요가 대부업이나 불법사금융으로 빠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