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코리아세븐이 올해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공격적인 출점보다 내실다지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편의점 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외형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상장에 대비해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뜻도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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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코리아세본은 세븐일레븐 매장 8556곳을 보유하고 있다. 1년 사이 556곳이 늘어났다.
세븐일레븐은 CU(BGF리테일)나 GS25(GS리테일) 같은 1,2위 편의점보다 매장수에서 2천곳 이상 격차가 난다.
편의점사업은 매장 수가 곧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매장 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롯데그룹 차원에서도 세븐일레븐을 O2O 거점으로 활용하려면 더 많은 매장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편의점 수가 3만4천여개에 이르면서 기존의 전략으로 매장을 늘리기가 힘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제는 매장 수를 늘리려면 결국 다른 편의점 매장을 뺏어와야 하는 데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세븐일레븐은 CU나 GS25에 비해선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진다. 위드미나 로그인 같은 후발주자들보다 편의점 점주들에게 내놓는 계약조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편의점이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어 코리아세븐은 2014년부터 외형보다 내실에 맞춘 경영을 해오고 있다”며 “올해도 차별적 편의점, 미래형 편의점을 내걸고 개별 편의점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세븐은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손잡고 출시한 자체브랜드상품의 비중을 높여 이익률을 올리고 유통채널과 연계한 옴니채널을 확대를 통해 고객 유입을 늘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
편의점에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해 수익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1월부터 세븐일레븐 편의점 안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세탁서비스를 산천점(용산구 산천동)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혼자 사는 여성과 1인 가구, 바쁜 현대인들에게 생활편의 서비스의 관심과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세탁서비스는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을 뿐 아니라 가맹점의 추가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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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세븐이 세탁전문업체 크린위드와 제휴를 맺고 새븐일레븐 산천점에 세탁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
코리아세븐은 내실을 강화해 향후 추진할 기업공개에도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10월25일 쇄신안을 통해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지주사 전환을 추진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쇄신안에는 호텔롯데 외에도 코리아세븐, 롯데정보통신, 롯데리아 등 우량한 계열사들을 차례로 상장해 기업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코리아세븐이 내실을 키워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외형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코리아세븐 당초 올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박근혜 게이트 등으로 롯데그룹 분위기가 어수선해 당분간 상장을 추진하기 어려워졌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가시화된 것은 없다”며 “코리아세븐 상장이 구체화 되는 것은 호텔롯데 상장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