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증권을 매각해 금융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까?
SK그룹은 지주사체제라 공정거래법상 금융회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어 올해 8월까지 SK증권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 SK증권 매각되나
SK증권은 6일 “SK증권 매각설과 관련해 최대주주인 SK에 확인한 결과 지분 처리방안을 검토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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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
SK는 보유하고 있는 SK증권 지분 10%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주요 사모투자펀드(PEF)를 비롯한 여러 인수후보자와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았다.
SK증권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금융지주회사가 아닌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자회사를 지배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 제8조2항 때문이다.
SKC&C는 SK증권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2015년 8월 SKC&C와 SK가 합병하면서 SK증권 지분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유예기간은 2년이라 올해 8월이 매각 기한이다. SK증권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SK그룹은 지주사체제가 완성된다.
SK증권은 자기자본규모가 4189억 원으로 중소형 증권사지만 사모투자펀드(PEF)와 채권자본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SK증권은 2006년 증권업계 최초로 프로젝트 사모투자펀드(PEF)를 설립한 후 현재 14개의 사모투자펀드를 설정해 운용하고 있고 채권자본시장(DCM)에서도 국내 2위 증권사다.
2013년까지 적자를 냈지만 2014년 이후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영업수익(매출) 3657억 원, 누적순이익 195억 원을 냈다.
SK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적은 돈으로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SK증권의 지분은 SK를 제외하면 82.48%가 소액주주들로 구성되어 있다.
SK증권의 주가는 이날 전거래일보다 70원(6.22%)오른 1195원에 장을 마쳤다.
◆ 최태원, SK증권 정말로 매각할까
SK증권은 1955년 설립된 신우증권이 전신인데 태평양그룹을 거쳐 1992년 SK그룹에 편입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아버지인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은 SK증권을 무척 아꼈다고 전해진다. IMF외환위기 당시 SK증권이 위기에 처하자 최종현 회장은 암투병을 하면서도 SK증권을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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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
최태원 회장 또한 부친의 영향으로 SK증권에 깊은 애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2005년 SK생명을 미래에셋에 매각할 당시에도 크게 아쉬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SK증권의 매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SK증권은 10년 넘게 매각설에 시달려왔지만 최 회장은 SK증권을 놓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2007년 SK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했는데 당시 SK네트웍스가 SK증권의 지분 22.7%를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가 됐다. 이 역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지배구조였고 SK증권의 매각여부를 놓고 여러 관측이 제기됐다.
최 회장은 SK증권의 지분처리를 놓고 고심하다 2011년 7월 유예기간을 넘겨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50억8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후 SKC&C가 SK네트웍스가 보유했던 SK증권 지분을 인수하면서 2015년 8월 SK와 SKC&C 합병전까지 SK그룹은 지주사체제 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