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올해 실적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데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 작업도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주가상승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이 31일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뚜렷하게 실적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도 아직 시기상조여서 주가에는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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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이날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4.89% 떨어진 15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송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 목표주가를 기존 26만 원에서 23만 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기아차가 올해부터 멕시코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현대글로비스는 반조립제품 수출량을 확대해 실적을 개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 높은 관세를 매기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아차가 멕시코공장을 북미의 생산거점으로 활용하려던 계획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짓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장벽을 설치하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멕시코산 수입제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 수혜주로 기대를 받았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정 부회장의 주요 승계 자금줄로 꼽히면서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을 앞두고 주가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순환출자고리 해소 법안 등 경제민주화법안은 1월 임시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도 경제민주화법안 통과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안이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4분기에 텐진항 화재 관련 피해보상금액으로 300억 원을 쓰면서 시장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3조9198억 원, 영업이익 1566억 원을 냈다고 26일 밝혔다. 전년도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나 줄었다.
송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4분기 원가부담이 늘면서 부진한 실적을 냈다”며 “사업부문별로 국내물류, 3자물류, 해외물류 등에서 견조한 실적을 냈지만 현대차와 기아차가 부진한 탓에 반조립제품수출 부문에서 부진이 깊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