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가 올해도 수익에서 호조를 보일 수 있을까?
정유4사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모두 합쳐 영업이익이 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는 역대 최고의 영업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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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
3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4사는 전 세계적인 석유수요의 증가와 중국산 석유제품의 생산감소에 힘입어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보다는 못하지만 올해 양호한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인도 최대 정유사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올해 전세계 석유수요가 하루에 평균 130만 배럴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연평균 석유수요 증가량과 비교하면 20% 이상 늘어나는 수준이다.
반면 올해 석유 공급량은 석유수요 증가분 만큼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유사들이 2년 동안 유지보수 작업을 미뤘지만 올해는 더이상 미룰 수 없을 것”이라며 “전세계 석유수요는 느는 데 반해 석유공급량은 미국 정유사의 유지보수 작업 등으로 크게 늘지 않아 올해 상반기 한국 정유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정부가 올해 중국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량을 줄이는 점도 한국 정유사가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승재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정부는 매년 여러 차례 석유제품 수출허가량을 발표하는데 이 가운데 첫번째 수출허가량이 통상적으로 가장 많다"며 "중국정부가 올해 처음으로 발표한 석유제품 수출허가량이 지난해보다 적다는 점에서 올해 중국산 석유제품 수출규모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정부는 CNPC와 시노펙, CNOOC, 시노켐 등 국영 석유회사가 석유제품을 우선 1240만 톤만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첫번째 수출허가량보다 42% 정도 줄어든 것이다.
국내정유사는 중국산 석유제품 수출이 줄어들면 반사이익을 보면서 정제마진을 늘릴 수 있게 된다.
증권사 전망을 종합하면 올해 정유4사의 정제마진은 평균 7~8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유사의 정제사업 손익분기점인 4~5달러보다 높다.
다만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등이 영업이익을 크게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응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등은 원유를 활용해서 만드는 윤활유와 석유화학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데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원가상승으로 윤활유와 석유화학 제품의 이익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는 윤활유와 석유화학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비정유부문에서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내고 있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원가가 상승해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가 줄어들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