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건설부문의 체질개선에 힘입어 지난해 호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지배구조개편의 중심에 있으면서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돼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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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26일 삼성물산 주가는 전일보다 1500원(1.2%) 오른 12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건설(3.32%)과 대우건설(1.76%), GS건설(7.9%), 대림산업(2.19%) 등 코스피에 상장된 건설사들의 주가가 이날 평균 2.43%의 상승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물산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셈이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주가의 오름세가 크지 않았던 점을 두고 증권가는 지배구조개편 이슈가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매출 28조1027억 원, 영업이익 1395억 원을 냈다. 이는 2015년과 비교해 매출은 110.6%, 영업이익은 275.7% 늘어난 것이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물산 합병과정과 관련한 특검의 수사와 인적분할시 자사주 활용을 제한하는 경제민주화 입법 등이 삼성물산 주가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수 특검팀은 현재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전에 합병에 관한 의결권 행사를 조율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법원도 삼성물산 합병 무효소송 심판을 진행하고 있는데 특검의 수사에 따라 최악의 경우 합병이 무효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본사업보다 삼성그룹이 추진할 지배구조개편의 수혜주로서 시장의 기대를 받아왔는데 특검과 법원의 판단에 따라 수혜주로서 매력이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말에 발표한 기업구조개편 계획에 삼성물산이 배제되는 듯한 표현을 하면서 삼성물산 주가의 약세가 장기화하고 있다”며 “삼성그룹이 앞으로 지배구조개편에 더욱 많은 시간을 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삼성물산이 건설부문에서 일감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주가가 불확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지난해 수주잔고가 급감해 올해 실적을 개선하는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주가가 추가로 빠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신규수주 확대는 시급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수주잔고가 31조6천억 원 수준으로 2015년 말과 비교해 24%가량 떨어졌다. 수주잔량이 건설사의 향후 매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외형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