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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2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50대 우리은행장 내정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뉴시스> |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우리은행을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바꾸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과점주주들과 갈등을 빚을 수 있는데 우리은행 내부의 계파갈등과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노사갈등도 함께 해결해야 하는 만큼 ‘이광구 리더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이광구, 우리은행 금융지주사 전환 추진
이 행장은 25일 우리은행장 연임에 성공한 뒤 “5대 신성장동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대표은행으로서 입지를 굳힐 것”이라며 “은행과 비은행부문의 조화를 통해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5대 신성장동력으로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 △플랫폼 네트워크 확장 △글로벌사업의 질적 성장 △투자금융(IB) 강화와 이종산업 진출 활성화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축 등을 꼽았다.
공식적으로 우리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보인 셈이다.
우리은행은 2014년 9월 4차 민영화가 추진될 때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 비은행자회사 6곳을 매각하면서 금융지주사체제에서 은행 중심체제로 바뀌었다.
이 행장은 저금리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삼성증권과 연계영업을 하는 등 비은행사업을 강화해 왔지만 관련 자회사가 없어 시너지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우리PE, 우리신용정보 등 7곳을 지주체제로 재편할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사와 보험사, 캐피탈사 등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곳들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지주에 편입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증권사와 보험사 등을 계열사로 삼는 과정에서 과점주주들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 과점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곳 가운데 한국투자증권과 한화생명, 동양생명, 키움증권 등은 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 않다. 이들은 은행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과점주주로 참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권사와 보험사를 인수합병하는 걸 달가워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행장은 “증권과 보험의 경우 아직 사외이사들과 논의하지 못했다”며 “과점주주들과 협력해 순차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과점주주체제는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 시도되는 지배구조다. 이 행장은 과점주주 사이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협력체제를 안착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데 금융지주사 전환을 놓고 껄끄러운 관계가 될 수도 있다.
◆ 조직을 아우르는 리더십 확보도 관건
이 행장 선임과정에서 우리은행 안팎에서 불거져 나온 '계파갈등'도 씻어내야 식한다. 이번 행장 선임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인사들의 대결구도로 비춰졌다.
이순우 전 행장에 이어 상업은행 출신인 이광구 행장이 연임하면서 내부적으로 한일은행 출신 인사들의 불만이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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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 |
이 행장은 성과중심의 인사평가시스템을 마련해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행장은 “임원급 인사들만 출신이 다른 뿐 대다수의 직원은 우리은행 출신”이라며 “컨설팅 등을 통해 인사원칙 평가기준을 마련해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을 동등하게 배분하는 임원 인사원칙을 올해 말부터 없애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성과연봉제 확대 등을 놓고 불거지고 있는 노사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지만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필준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지난 20일 취임식에서 “사측이 이사회에서 성과연봉제 도입 안건을 의결했을 때도 당선자 신분으로 무효를 통보하고 확실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며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한다면 강력한 투쟁으로 막아 내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과점주주와의 협력과 조직 내부의 계파갈등, 노사관계 등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한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 행장은 2년 동안 보여준 업무추진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 리더십에 조직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을 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