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스마트폰사업의 장기적 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하는 투트랙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신제품 G6이 흥행해도 큰 폭의 실적반등을 이뤄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스마트폰사업에서 안정적인 실적기반을 갖추며 ‘기초체력’을 길러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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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25일 외신을 종합하면 LG전자의 신제품 G6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전자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통해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 ‘스냅드래곤835’가 삼성전자의 갤럭시S8이 출시되기 전까지 대량양산에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LG전자는 2월 이동통신박람회 MWC2017에서 G6을 최초공개한 뒤 3월부터 글로벌 판매를 시작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하지만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를 탑재하지 못하거나 실제 판매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포브스는 “LG전자가 출시일정에 맞추기 위해 G6에 퀄컴 신제품을 탑재하지 못한다면 갤럭시S8에 성능이 크게 밀릴 수밖에 없어 매우 불리한 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G6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판매시기를 스냅드래곤835의 공급에 맞춰 늦출 경우 갤럭시S8과 비슷한 시기에 맞대결을 벌여야만 한다. 갤럭시S8의 판매전망이 점차 밝아지고 있어 LG전자에 더욱 불리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 원인을 발표하며 향후 제품의 안전성을 대폭 강화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갤럭시S8의 흥행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가 G6의 디자인과 편의성, 사용자 체감경험 개선에 집중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판매량은 이전작인 G4나 G5보다 늘어날 공산이 있다.
하지만 갤럭시S8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 마케팅비 투입이 늘어나고 판매량에 부정적 영향도 불가피한 만큼 G6으로 스마트폰사업의 극적인 실적반등을 이뤄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4670억 원을 냈다. 지난해 스마트폰사업에서만 1조2591억 원의 적자를 보며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LG전자는 “G5의 판매부진과 V20의 마케팅비 증가, 구조조정 비용발생으로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됐다”며 “하지만 보급형 스마트폰의 출하량과 북미시장 판매량은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추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이 나오고 G5의 부진 만회를 위해 G6에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만큼 현실적으로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G6의 흥행으로 LG전자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를 회복하는 것은 실적반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중요하지만 조준호 사장이 장기적으로 대응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조 사장은 올해 프리미엄 제품에 이어 보급형 스마트폰에서도 흥행작을 만들어 성장을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윤부현 LG전자 MC사업본부 상무는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전략제품의 성공적 출시로 프리미엄시장에서 재도약하며 보급형에서도 ‘메가히트 모델’을 만들어내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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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신제품 'X300'. |
그동안 LG전자의 공격적인 보급형 스마트폰 확대전략은 수익성을 더욱 악화하는 원인으로 꾸준히 지적받아왔다. 하지만 보급형 모델에서 중심으로 자리잡을 흥행작이 등장하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런 약점을 개선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A와 갤럭시J 시리즈를 신흥시장에서 장기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하며 물량확대를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것과 유사한 전략을 쓰는 셈이다.
조 사장도 LG전자의 보급형 라인업을 최근 K와 X시리즈로 재편한 뒤 글로벌시장에 출시를 늘리고 있다. 보급형 스마트폰의 수요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안정적인 실적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중국업체들에 이어 삼성전자도 굳건한 사업기반을 마련해 경쟁구도가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점은 LG전자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윤 상무는 “올해 스마트폰사업을 반드시 반등하겠다는 목표로 프리미엄 제품과 보급형 스마트폰의 시너지에 주력할 것”이라며 “사업구조의 개선이 마무리된 만큼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