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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이 2017년 1월2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신년 결의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황창규 KT 회장이 연임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박근혜 게이트'와 관련한 의혹이 계속 불거지며 복병으로 등장하고 있다.
황 회장은 청와대로부터 인사청탁을 받고 최순실씨 측에 광고일감을 줬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곤란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지만 검찰과 특검수사에서 벗어나 한시름을 놓는 듯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청와대의 KT 사외이사 인사개입 의혹과 황 회장의 연임심사를 놓고 문제를 제기해 황 회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 황창규에게 떨어지지 않는 박근혜 게이트
23일 KT와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황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KT는 황 회장의 헌재 증인출석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황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 황 회장의 증인채택 여부는 조만간 결정된다.
KT는 2015년 2월 최순실씨 측근인 차은택씨가 추천한 이동수씨를 브랜드지원센터장 전무로 영입했고 이 전무는 같은 해 11월 광고사업을 총괄하는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을 맡았다. 그 뒤 KT는 최씨가 실제로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광고대행사에 일감을 몰아줬다.
청와대의 KT 사외이사 인사개입 의혹도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을 통해 제기됐다.
안 전 수석 수첩에는 KT 사외이사인 송도균 전 SBS 대표이사와 차상균 서울대 전기정보학부 교수, 임주환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의 이름이 적혀있었는데 임주환 이사를 제외한 두 사람은 화살표로 묶고 ‘연임’이라고 기입해 있었다.
실제로 송도균 이사와 차상균 이사는 사외이사에 재선임했지만 임주환 이사는 교체했다.
정의당의 추혜선, 윤소하 의원은 이를 근거로 황 회장의 연임심사 중단과 연임반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20일 “내부 제보에 따르면 KT사내이사인 정동욱 변호사가 박근혜 정권과 황 회장을 잇는 연결고리”라며 “특검이 청와대의 KT 인사개입을 전면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발표한 성명을 보면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근혜 게이트에 휘말린 후 법률조언을 맡긴 인물이 KT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정동욱 변호사다.
공안검사 출신인 정 변호사가 KT 사외이사와 VR산업협회 법률고문을 맡은 점이 수상하다고 두 의원은 지적한다.
정 변호사는 김 전 실장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했던 1988년~1990년 동안 대검찰청 공안 1~3과장을 역임했고 김 전 실장이 1991년~1992년 법무부 장관을 맡았을 당시 법무부 법무과장이었다.
◆ 황창규, 연임돼도 부담으로 남을 듯
KT는 16일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황창규 회장의 연임을 심사하고 있다. 위원회가 황 회장을 후보로 추천하면 이사회 결의를 거쳐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된다.
황 회장은 연임이 유력하다고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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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채 전 KT 회장(왼쪽)과 남중수 전 KT 사장. |
KT는 2015년 영업이익 1조2930억 원을 냈고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조2137억 원을 거두는 등 황 회장이 취임한 뒤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 회장도 KT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1등 KT'를 뿌리내리겠다며 연임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황 회장의 대안이 없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KT 인사개입 의혹이 계속 불거지게 되면 황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역대 KT 수장들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정권이 바뀐 뒤 물러난 경우가 많았다. 황 회장의 선임자였던 남중수 전 KT 사장과 이석채 전 회장도 모두 연임에 성공했으나 검찰수사를 받고 물러나야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황 회장이 KT의 경영에서 청와대와 연결고리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연임확정 이후에도 임기를 놓고 계속 불안한 시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