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와 ‘트룩시마’를 쌍두마차로 글로벌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서 회장은 램시마와 트룩시마의 판매확대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데 올해 셀트리온이 매출 1조 원을 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바이오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 서정진, 램시마와 트룩시마의 판매확대에 총력
2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올해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와 트룩시마를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안착하는 데 주력한다.
|
|
|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셀트리온의 첫번째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는 2015년 유럽에서 출시된데 이어 지난해 12월 미국수출이 시작돼 올해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미국은 램시마의 오리지널 제품인 류머티스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의 최대시장이기 때문에 서 회장은 램시마의 미국 판매확대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서 회장은 지난해 12월 램시마의 미국판매를 맡은 글로벌제약사 ‘화이자’가 주최한 램시마 출시행사에 참가해 화이자 임원들과 마케팅전략, 제품공급계획을 논의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미국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램시마를 IV제형(정맥주사)외에 SC제형(피하주사)으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피하주사 제형은 환자가 집에서 보관하면서 직접 주사할 수 있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램시마의 오리지널인 레미케이드는 현재 정맥주사으로만 판매되고 있는데 셀트리온은 램시마를 2가지 형태로 출시해 레미케이드의 점유율을 뺏어 온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는 ‘투트랙(two track)’ 전략 아래 제품군을 다양화해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며 “피하주사 형태의 램시마는 이제 막 글로벌 임상시험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두번째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는 유럽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혈액암치료제 트룩시마는 지난해 12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허가승인권고’를 받았는데 1~2개월 안에 최종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이미 지난해 11월 주요 해외협력사 임직원들을 초청해 트룩시마의 유럽출시 계획을 논의하는 등 출시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해외협력사들도 가능한 서둘러 트룩시마를 판매하고 싶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유럽판매를 맡았던 협력사들에게 트룩시마의 판매도 맡겨 램시마의 성공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램시마는 유럽에서 출시 1년 만에 점유율이 40% 차지하며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성과를 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협력사들 모두 램시마를 유럽에 출시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많은 판매 노하우를 쌓았다”라며 “트룩시마는 더 순조롭게 유럽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셀트리온, 매출 1조 원 낼 수 있을까
셀트리온이 램시마의 미국 출시, 트룩시마의 유럽 출시로 실적성장이 확실시되면서 올해는 매출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근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이 지난해 6620억 원의 매출을 냈을 것”이라며 “올해는 매출 9331억 원, 영업이익 3991억 원을 낼 것”이라고 추정했다. 셀트리온은 5일 자체적으로 올해 매출 8604억 원, 영업이익 4886억 원을 낼 것이라는 예상치를 내놓았다.
두 가지 실적전망에 비추어 봤을 때 셀트리온이 매출 1조 원을 내기 위해서는 약 700~1400억 원 가량의 매출이 더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램시마의 미국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나야 한다.
|
|
|
▲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
램시마는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되는데다가 유럽에서 먼저 출시돼 신뢰도를 쌓았기 때문에 미국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빨리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지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셀트리온은 램시마가 유럽에서 출시 1년 만에 점유율이 40%까지 성장한 만큼 미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 회장은 올해 램시마의 미국 점유율 목표를 20~30%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에서 약값가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놓고 우호적인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18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로 대체조제할 수 있는 가이던스(지도안)의 초안을 발표하며 바이오시밀러의 적극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램시마 가격이 기대만큼 낮지않아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램시마는 유럽에서 오리지널 제품보다 30%가량 저렴했는데 미국에서는 약 15% 낮은 가격에 판매된다.
미국 월가는 램시마의 가격이 기대만큼 낮게 책정되지 않아 미국시장 점유율이 최대 17%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램시마가 처음 출시되는 올해는 사실상 더 낮은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셀트리온이 올해는 아니더라도 2018년부터는 매출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램시마와 트룩시마가 올해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착한 뒤 내년부터 매출증가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셈이다. 또 내년에는 셀트리온의 3번째 바이오시밀러인 유방암치료제 허쥬마가 유럽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에 램시마와 트룩시마, 허쥬마의 매출이 각각 7794억 원, 2090억 원, 1181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셀트리온은 2018년에 매출 1조 원을 넘어서고 2020년에는 매출 2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