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세계 최대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시설을 갖추게 되면서 생산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물량을 얼마나 빨리 확보해 공장을 100% 가동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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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
2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바이오제약사들의 위탁생산 계약을 확보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해 글로벌 제약바이오회사들에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가능성과 비전 등을 소개했는데 이번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홍보활동에 나선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확보하는 데 달려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제3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량이 36만 리터로 늘어나 세계 최대 규모의 시설을 갖추게 되는데 현재까지 맺은 위탁생산 규모로는 생산량의 절반 정도 밖에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족한 물량을 채우기 위해서는 대규모 위탁생산 계약이 필요하다.
조만간 추가적인 생산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컨퍼런스에서 “현재 15개 이상의 기업들과 30개 이상의 제품 공급계약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공급계약이 늘어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충분한 바이오의약품 공급계약을 따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바이오의약품시장이 커지고는 있지만 아직 설비규모가 수요보다 많은 상태”라며 “게다가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시설을 늘리고 있어 위탁생산회사가 자리잡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바이오산업이 성장할수록 대량으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위탁생산기업이 자체생산기업보다 경쟁력에서 앞설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대량생산을 통해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제품의 품질은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전자의 반도체생산 노하우를 전수받아 생산효율을 최대로 내는 시설을 갖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사장은 컨퍼런스에서 “바이오제약산업도 반도체산업과 같이 생산전문회사들이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산업에서 성공한 길을 똑같이 밟아 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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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시에 지은 제2공장.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력사업이나 전략, 성장시점에서 셀트리온과 다르지만 바이오사업을 놓고 셀트리온과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단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에 집중하고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기업으로 시작해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나서면서 자체생산기업으로 전환했다. 그 뒤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해 국내를 대표하는 바이오기업이 됐다.
20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보면 셀트리온은 11조7천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조2500억 원에 이른다.
곽진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 맺게 될 공급계약에 따라 기업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든 공장이 100% 가동되는 2020년에는 매출액 1조910억 원, 영업이익 3377억 원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