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이 초대형 증권사들의 등장에 대응해 자회사와 시너지 창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국내 증권업이 양극화되는 가운데 대신증권은 다양한 자회사를 보유한 이점을 활용하고 있다”며 “다른 증권사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
|
▲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
대신증권은 대신F&I·대신저축은행·대신자산운용·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경제연구소·홍콩 현지법인 등 자회사 6곳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대신F&I와 대신저축은행이 주된 협업대상으로 꼽힌다.
대신F&I는 원리금을 만기 이후 3개월 동안 받지 못한 부실채권(NPL)을 사들인 뒤 적절한 시점에 팔아 수익을 올리는 회사로 연합자산관리(유암코)에 이어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다. 대신저축은행도 2011년 출범한 지 5년 만에 총자산 기준 10위권 회사로 성장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올해 대신F&I·대신저축은행과 연계해 여러 상품을 만들려 한다”며 “대신증권과 두 자회사가 서울 명동에 있는 대신파이낸스센터에 함께 입주한 것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사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대신증권의 자산관리(WM)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계열사와 협업을 통한 상품개발을 꼽았다. 부동산이나 실물투자 등 여러 자산에 기초한 상품을 만들 때 대신F&I나 대신저축은행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다.
대신F&I는 지난해 사들인 서울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고급아파트를 짓기로 했는데 대신증권이 앞으로 이 건설사업에 관련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투자금융(IB)사업에 참여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나 사장은 대신파이낸스센터 2층에 대신증권과 대신저축은행 영업부를 함께 입주하도록 해 복합점포로 만들기도 했다. 이 복합점포를 통해 증권사 고객이 증권계좌 등을 담보로 맡기고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스탁론’ 등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F&I와 대신저축은행은 자체적인 수익능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대신증권의 수익안정화에 도움이 됐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1~3분기까지 누적된 연결기준 순이익 633억 원을 냈는데 대신F&I가 593억 원, 대신저축은행이 181억 원을 벌어들였다.
나 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대신증권은 대형화 대신 다각화를 선택했는데 옳은 판단으로 보인다”며 “모든 자회사가 자리를 잡은 만큼 공동상품 개발과 공동마케팅 등 협업 시너지를 내기 위한 여러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