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잔고 급감으로 또다시 저가수주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이 그동안 계열사 물량으로 수주를 유지해 왔지만 수주잔고가 급감하면서 해외 신규수주에서 또다시 수익성없는 수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잇달아 계약이 해지되면서 수주잔고가 급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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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
지난해 3분기 1조3천억 원 규모의 해외공사를 계약해지한 데 이어 최근 1조6천억 원 규모의 공사도 계약해지했다.
김 연구원은 “2건의 계약해지로 수주잔고가 2016년 3분기 기준으로 9조7천억 원에서 8조7천억 원가량으로 급감한다”며 “앞으로 매출감소가 불가피하다”고 파악했다.
올해 수주환경도 삼성엔지니어링에게 불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원은 “2017년 중동지역 발주는 정유계열 공사가 대부분”이라며 “삼성엔지니어링이 강점을 보유한 화학계열 공사 발주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신규수주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3조 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중질유처리시설(POC)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상반기에 시공사가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해 GS건설, 스페인기업 등 모두 3곳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2월 GS건설이 최저가 입찰업체로 선정됐으나 계약금액을 두고 발주처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해 10월에 재입찰이 추진됐다.
증권가는 이 입찰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고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이 2위업체로 선정되었으나 재입찰에서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해 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해외수주에서 선전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6조 원을 수주목표로 잡았지만 3분기 말까지 3조8천억 원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엔지니어링이 연간 6조 원의 수주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아랍에미리트 중질유처리시설(POC) 입찰에서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파악되었을 뿐 아니라 관계사 수주 2조천억 원, 계약 대기 중인 오만 살랄라 암모니아(4억 달러), 베트남 롱손정유(5억 달러) 프로젝트 등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유상증자와 재무구조 개선작업 등을 진행하느라 해외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었으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수주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초체력이 튼튼해진 덕에 수주경쟁에서도 한층 유리해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사가 많이 안정되고 있다”며 “새해에 수주도 많이 하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