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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와 페이팔 마피아는 어떻게 성공했나

이명관 기자 froggen@businesspost.co.kr 2014-08-31 22: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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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스크와 페이팔 마피아는 어떻게 성공했나  
▲ 테슬러모터스 CEO 앨런 머스크

미국 실리콘밸리에 페이팔 마피아가 있다.

페이팔 마피아는 전자결제시스템회사인 페이팔에서 나와 창업한 이들이 미국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파워그룹으로 성장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페이팔 마피아는 2007년 경제전문지 포춘이 페이팔 출신 투자자와 창업자들의 성공 이야기를 다룬 기사를 내보내면서 알려졌다.

페이팔 마피아는 페이팔의 공동창업자 겸 CEO인 피터 씨엘(Peter Thiel)과 공동 CEO 앨런 머스크(Elon Musk), 천재 엔지니어 맥스 레브친, 유튜브를 만든 엔지니어 스티브 첸과 채드 헐리, 링크드인 창업자 레이드 호프먼 등이다.

◆ 페이팔 마피아의 시작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씨엘과 맥스 레브친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레브친은 1998년 일리노이 공대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선택하지 않고 창업에 대한 관심으로 스탠포드대학 옆 팔로 알토에 살던 친구의 집으로 이사한다.

레브친은 당시 창업에 대한 부푼 꿈을 안고 스탠포드대학에서 이런 저런 강의를 듣다 씨엘을 만나게 된다.

씨엘은 당시 헤지펀드 매니저였는데 스탠포드대학에서 여름학기 강의를 하던 중이었다. 씨엘의 수업은 인기가 없어서 수강생이 6명에 불과 했는데 그 중 한 명이 레브친이었다.

레브친은 보안기술에 관심이 많고 창업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는 이미 대학시절 세 번의 창업을 경험했다.

레브친은 씨엘과 수업으로 인연을 맺은 후 몇 번 따로 만나 사업 아이디어 두 가지를 얘기했다.

레브친의 아이디어는 기업용 보안기술에 관한 것이었다. 씨엘은 레브친의 한 아이디어에 관심을 보였다. 씨엘은 레브친에게 “헤지펀드를 통해 몇 십만 달러 정도의 투자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브친은 이 말을 듣고 바로 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레브친은 마땅한 CEO를 찾을 수가 없어 난관에 봉착했다.

그는 씨엘에게 “당신이 투자해 준다니 고맙지만 이 회사를 운영할 사람이 없다”며 “나는 코드를 만들고 코딩할 사람을 찾는 일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씨엘은 “내가 당신 회사의 CEO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이들은 마침내 한배를 탔다.

1998년 12월 기업용 보안업체 컨피니티(Confinty)는 이렇게 설립된다. 이 회사는 2000년 앨런 머스크가 설립한‘X.com’과 합병하면서 이름을 페이팔로 변경한다.

머스크의 X.com은 은행을 거치지 않고 e메일로 간편하게 송금하는 방식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페이팔은 그 이듬해 이 새로운 금융거래 방식을 제시했다. 미국사회는 페이팔에 크게 주목했다. 페이팔은 벤처거품 붕괴로 주식시장이 무너졌는데도 2002년 기업공개에 성공했다.

이베이는 이 결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02년 페이팔을 15억 달러(1조5천억 원)에 인수했다. 페이팔의 창립멤버들을 거금을 손에 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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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씨엘 헤지펀드 대표

◆ 페이팔 마피아들이 만든 기업들


페이팔의 창립멤버들은 페이팔이 이베이에 인수된 뒤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새로운 스타트업을 만들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특히 이들은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주며 엄청난 성과를 올렸다. 그러면서 페이팔 마피아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지목되는 이는 피터 시엘이다. 단순히 그가 투자를 통해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유가 아니다. 그는 페이팔 마피아 멤버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피터 씨엘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에게 투자해 현재 2조 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페이스북 지분 10%에 해당한다. 씨엘이 페이스북에 투자한 시기는 2004년 8월이었다. 씨엘을 찾아온 저커버그에게 50만 달러를 투자했다.

씨엘은 이밖에도 페이팔 마피아 멤버들이 창업한 회사 등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직접 파운더스 펀드(The Founders Fund)라는 스타트업 투자회사를 만들고 옐프(Yelp) 슬라이드(Slide) 링크드인(LinkedIn) 등에 투자했다.

이런 점이 씨엘을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라 불리게 한다. 씨엘은 현재 자산 규모가 2조 원에 달하는 헤지펀드(Hedge Fund)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팔의 또 다른 창업자인 맥스 레브친은 페이팔을 매각한 뒤 사진 슬라이드 서비스인‘Slide.com’을 만든다. 이 서비스는 2억 달러에 구글에 팔렸다.

레브친은 식당 백화점 등 평판 리뷰 서비스인 옐프(Yelp)에도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후 옐프가 상장되면서 많은 이익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현재 빅데이터 분석 회사 ‘Kaggle’의 회장이다.

다른 페이팔 마피아의 멤버인 스티브 첸과 채드 헐리는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를 만들어 16억 달러를 받고 구글에 넘겼다.

페이팔 마피아가 IT업계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페이팔 마피아 가운데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가 앨런 머스크다. 머스크는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모터스를 만들고 민간우주선 제조기업 스페이스X를 만들었다.

머스크는 미국의 남성 전문웹진 애스크맨닷컴(AskMen.com)이 지난해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남성’이자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이다.

이 밖에도 10조 원 이상의 가치로 인정받고 상장한 비즈니스 SNS인 ‘링크드인’, 엔젤투자 및 벤처캐피탈업계에서 주목받는 ‘500 Startups’, 마이크로소프트에 조 단위로 인수된 기업용 SNS 서비스인 ‘Yammer’ 등도 페이팔 마피아 멤버들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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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스 레브친 빅 데이터 분석 회사 ‘Kaggle’의 회장

◆ 페이팔 마피아는 어떻게 성공했나


링크드인의 창업자인 레드 호프먼은 페이팔 마피아처럼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을 4가지로 꼽는다.

첫 번째로 페이팔 마피아처럼 성공하려면 멤버가 모두 높은 수준의 역량을 보유해야 한다. 호프먼은 이를 기본이라고 말한다. 각각의 멤버를 살펴봤을 때 그들을 통해 전체 그룹의 수준을 평가하는 데 무리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멤버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신뢰'가 생긴다고 호프먼은 말한다. 이렇게 쌓인 신뢰는 자연스럽게 서로를 돕게 만든다고 한다.

다음으로 멤버들은 지역적으로 가까이 있어야 한다. 물리적으로 직접 교류가 빈번해야 한다는 것이다. 멤버들 사이에 소통이 중요함을 언급한 셈이다. 가까이 있을수록 자주 만나서 서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멤버들 사이에 서로 돕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 심지어는 경쟁관계에 놓여있을 지라도 협력할 수 있는 가치관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페이팔 마피아의 이런 특징은 옐프(Yelp)의 탄생과 관련한 에피소드에서도 확인된다. 옐프는 여러 도시의 식당, 백화점, 병원 등에 대한 평판을 모아 제공하는 서비스다.

2004년 레브친의 29번째 생일을 맞아 페이팔 동료 16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대화를 하던 중 ‘좋은 치과의사를 찾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때 옐프의 콘셉트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던 러셀 시몬스와 제레미 스토펠만은 그들이 준비하는 평판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레브친은 식사가 마무리되고 사무실로 시몬스와 스토펠만을 불러 아이디어를 좀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했다. 레브친은 그 다음날 이들에게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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