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지난해 4분기에 중국에서 판매증가에도 불구하고 환율상승과 인센티브 지출확대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현대차가 중국에서 4공장을 가동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4분기 중국공장 판매량은 분기 사상 최대치로 늘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난해 4분기말 달러환율이 급등해 판매보증충당금이 늘고 인센티브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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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신차효과에 힘입어 시장성장률보다 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현대차는 13만3천 대, 기아차는 10만5천 대를 판매했다. 이는 2015년 12월보다 현대차는 30.8%, 기아차는 35.5% 성장한 것이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판매는 275만9천 대로 2015년 12월과 비교해 17.1%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4분기 중국에서 모두 58만9천 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달러환율 상승 등으로 판매보증충당금이 늘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판매보증충당금이란 차를 판 뒤 예상되는 보증수리 등 사후조치 비용을 미리 회계장부에 반영하는 것이다. 해외에서 판매한 차는 현지 화폐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지난해 4분기에 달러환율이 급등하면서 현대차의 판매보증충당금 비용도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달러환율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200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해 9.5% 증가했다.
미국에서 판매를 늘리기 위해 지급하는 인센티브가 늘어난 것도 현대기아차의 발목을 잡았을 것으로 보인다.
오토데이터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4분기 미국에서 인센티브로 대당 2930달러를 썼다. 2015년 4분기 인센티브와 비교해 17.5%가량 늘어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4조3780억 원, 영업이익 1조146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2015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24.3% 줄어드는 것이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연결기준으로 매출 13조2140억 원, 영업이익 521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2015년 4분기보다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1.4% 증가하는 것이다.
기아차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소폭 늘어난 것은 2015년 4분기에 손실을 본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기아차는 2015년 4분기에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합병과정에서 현대제철 지분을 처분하는 데 필요한 손실충당금 등을 쌓으면서 일시적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