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게이트 재판에서 검찰과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은 ‘안종범 업무수첩’ 등 검찰이 제시한 증거들을 문제 삼으며 증거채택을 거부했지만 검찰은 새로운 증거를 대거 공개하며 이들을 압박했다.
안 전 수석의 변호인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번째 공판에서 “검찰이 증거로 내세우는 업무수첩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이고 내용 자체도 인정할 수 없다”며 증거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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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씨(왼쪽)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
최순실 측 변호인도 “검찰이 신문조서를 작성할 때 계속해서 진술을 강요했다”며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은 자백을 강요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터무니없다”며 반박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이 조사과정에서 모두 자필로 받아적었다고 진술했다”며 “열람만 2시간이 걸릴 정도로 한자한자 같이 살펴봤다”고 공박했다.
검찰은 자백을 강요했다는 최씨 측 주장과 관련해 “강요한 사실은 전혀 없고 최씨가 자백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변호인들이 증거채택을 거부하는 이유는 어떻게든 대통령을 분리해 탄핵심판을 지연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배후에는 대통령이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미르와 K스포츠 설립과정에서 이들이 개입했다는 새로운 증거들을 공개하며 압박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과 정동춘 K스포츠 이사장 사이의 통화 녹음내용을 공개했다.
두 사람이 통화한 시기는 지난해 10월13일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9월 말 두 재단을 해산하고 신규 통합재단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다.
녹음된 통화내용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정 이사장에게 “미르와 K스포츠의 효율적 운영과 야당의 문제 제기 때문에 양 재단을 해산하고 통폐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수석은 “통합 후 안정되면 정 이사장 등 다른 직원의 고용도 승계할 것이고 이런 내용은 대통령에게도 보고해 진행하고 있다”며 “대통령도 최씨에게 말해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동춘 이사장은 “최씨와 협의 하에 전경련 측에 K스포츠 존속의견을 냈는데도 거절당해 서운하다”며 “통폐합 재단에서 직원고용을 승계한다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대답했다.
검찰은 “통화내용에 따르면 안 전 수석과 최순실씨가 두 재단의 설립과 운영, 해산의 전 과정을 주도하면서 개입한 정황이 확인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한 미르와 K스포츠의 출연금 모금과정에서 강제성이 있었다는 김완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무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김 전무는 진술조서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이 지시했고 VIP 관심 사항이라서 출연금을 낸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은 관심이 없고 청와대 지시가 가장 큰 이유였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도 받지 않았고 전경련에서 한류 확산, 문화융성이라는 정도를 구두로 들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전인성 KT그룹희망나눔재단 이사장 역시 진술조서를 통해 “청와대가 추진하고 다른 기업이 군말없이 출연하기로 해 어쩔 수 없었다”며 “2~3일 동안 출연 압박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