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구조조정 효과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지만 주가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수주감소로 올해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신규수주도 당분간 나아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주가 맥 못 춰, 흑자 내도 매출 줄어 효과 없어  
▲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9일 현대중공업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천 원(0.71%) 떨어진 13만9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지난해 11월 중순만 하더라도 비조선사업부 분사방침이 발표되면서 16만6천 원까지 올랐다. 하지만더 이상 주가가 오를만한 호재가 나오지 않자 1달반 만에 주가가 15% 넘게 빠졌다.

증권가의 전망을 종합하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38조5386억 원, 영업이익 1조6091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대형 조선3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유일하게 흑자 궤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한 것은 올해부터 회사의 외형이 본격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올해 매출 14조9561억 원을 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지난해 매출목표보다 30% 줄어든 것이며 2013~2015년 연평균 매출(24조 원)과 비교해도 매출이 37.7% 감소하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1월에 조선·해양부문에서 모두 23억7600만 달러의 일감을 확보했다. 이는 201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신규수주가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올해 신규수주도 당분간 부진할 수 있다고 관측되는 점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대형 석유기업들은 최근 유가가 회복되자 사업규모가 수조 원에 이르는 대형 해양플랜트 발주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보다 상선사업에 주력하고 있어 수혜를 보기 힘들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조선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도 9일 “현대중공업이 올해 상반기에 생각보다 신규수주가 부진할 수 있다”며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사들은 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대신증권은 9일 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를 기존(18만5천 원)보다 13.5% 내린 16만 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이날 현대중공업 목표주가를 2만 원(8.3%) 내린 22만 원으로 조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