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패션사업 효율화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올해부터 실적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8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패션부문이 지난해 7월부터 추진해온 브랜드 구조조정 작업이 올해 2월에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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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
이서현 사장은 실적이 부진한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와 잡화 브랜드 ‘라베노바’ 사업을 접고 상품군별로 세분화했던 브랜드를 통합을 추진해왔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해 브랜드 효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부진한 실적을 내는 매장을 철수하는 등 매장 효율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부진한 일부 매장은 철수했지만 새로 매장을 열기도 해 전체 매장 수는 거의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15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 효율화 작업이 조만간 마무리되는 만큼 이 사장이 올해부터 실적개선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사장은 갈 길이 바쁘다.
통합 삼성물산은 2015년 9월 출범하면서 패션부문에서 2020년까지 연매출 10조 원을 내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패션부문은 2015년에 매출 1조7383억 원을 내 2014년보다 6% 줄었다. 2016년에는 3분기까지 누적기준으로 매출 1조3060억 원을 거뒀는데 브랜드 통폐합 영향과 패션업계 불황을 고려하면 연간기준 매출이 또 감소했을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효율화 작업이 진행돼 실적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기 힘들었지만 올해는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박근혜 게이트로 2016년 연말에 실시해야 할 임원인사가 미뤄지고 있는데 특검수사가 끝나고 인사와 조직개편이 발표되고 나면 이 사장도 올해 패션부문의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브랜드 통폐합이 마무리되는 만큼 남은 브랜드 위주로 매장확대 등의 전략을 펼치고 해외에서는 이 사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SPA브랜드 ‘에잇세컨즈’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쪽을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특검 등으로 인사와 조직개편의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며 “인사와 조직개편이 확정되고 나면 올해 패션사업 전략 등에 대해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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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9월30일 상하이 화이와이루에 문을 연 '에잇세컨즈' 플래그십매장. |
일각에서 패션부문이 어느 정도 커지면 '제일모직'이라는 이름으로 분사해 이 사장이 독립경영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가는 과정에서 실적의 불확실성을 안고있는 사업을 굳이 안고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ㅁ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되고 삼성물산이 최종적인 지주회사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이서현 사장의 사업으로 분류되는 패션사업은 삼성물산에서 떼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리조트, 패션, 상사, 건설 4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패션부문은 다른 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내부에서 패션부문 독립에 관한 이야기는 나온 적이 없다"며 “다른 사업부문과 시너지를 내기 힘들다는 시각들도 존재하지만 제일모직 시절 케미칼부문 등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지금 삼성물산 사업부문들이 패션부문과 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