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DC현대산업개발이 비용 부담 해소와 자체사업 확대를 기반으로 이익이 확대 추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이 4년여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천억 원을 회복하면서 과거 대형사고 이후 실적 정상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HDC현대산업개발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천억 바라봐, 정경구 붕괴사고 충격 벗어난다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이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천억 원을 바라본다.


15일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분기별 실적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HDC현대산업개발 분기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면 지난해 초부터 올해 1분기까지는 분기별 현장 준공 등의 상황에 따라 오르내렸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057억 원, 영업이익 540억 원을 기점으로 매분기 실적 증가 추세가 점쳐진다.

특히 건설업계가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펴고 있는 탓에 최근 영업이익 증가에도 외형 성장까지 기대하기 힘든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매출도 점진적으로 높아지면서 수익성은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정 사장은 비용 반영 요소는 덜고 고수익 자체사업을 본격화하는 데 힘입어 HDC현대산업개발 실적 개선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지난해 3분기부터 꾸준히 영업이익 증가에 방해가 됐던 일부 지식산업센터 현장의 준공 정산비용이 올해 2분기부터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식산업센터 관련 비용 탓에 HDC현대산업개발 분기별 건축부문 매출총이익률(GPM)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0% 안팎을 넘나들었고 올해 1분기에는 마이너스(-) 34.1%까지 떨어졌다.

다만 지식산업센터 비용 이슈가 사라지면서 2분기부터 건축부문 매출총이익률은 다시 한 자릿수 초중반 대로 안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사장에게 가장 큰 무기는 서울원 아이파크(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한 자체 개발사업이다.

총사업비 4조5천억 원, 공사비만 2조5천억 원에 이르는 서울원 아이파크는 다른 경쟁사와 달리 HDC현대산업개발의 외형 성장도 담보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여기에 서울원 아이파크 현장은 매출총이익률이 30% 후반, 많게는 40%도 넘는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공사 진행에 따라 실적에 반영되는 기준이었던 지난 3월까지 분양성과도 사실상 완판에 가까운 결과를 낸 덕에 서울원 아이파크는 2028년 준공 때까지 HDC현대산업개발에 효자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 2분기 자체 주택사업에서 매출 2천억 원 안팎을 거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지난해 2분기보다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자체주택사업 매출은 4분기 2500억 원까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32.1%를 보였던 자체주택사업 매출총이익률도 꾸준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 연간 자체주택사업 매출총이익률 24.4%에서 상향 안정화하는 것이다.

이에 정 사장이 올해 안에 HDC현대산업개발 분기별 영업이익 1천억 원 대 회복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HDC현대산업개발 분석 리포트를 내놓은 유안타증권을 포함해 여러 증권사들은 HDC현대산업개발 영업이익이 2분기 730억 원을 거쳐 4분기에는 1천억 원 초반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정률이 16%에 불과한 서울원 아이파크는 2028년까지 고수익성 매출을 2조4천억 원가량 인식할 예정”이라며 “매출총이익률이 30% 후반대로 추정되는 서울원 아이파크를 위주로 한 자체사업 기여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증권사 예측대로 분기 영업이익 1천억 원을 넘긴다면 2021년 2분기 1049억 원 이후 4년여 만의 일이 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1년 2분기까지 꾸준히 분기별로 1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왔다. 그러나 같은해 6월, 이듬해 1월 두 차례 광주에서 벌어진 붕괴 사고 이후 실적 후퇴를 경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 사장이 4년 만에 경영 정상화를 실적 성과로 보이는 셈이다.
 
HDC현대산업개발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천억 바라봐, 정경구 붕괴사고 충격 벗어난다

▲ 서울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 투시도. < HDC현대산업개발 >


실적 측면에서 정 사장의 남은 과제는 외주 주택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꼽힌다.

HDC현대산업개발 분기별 외주 주택사업 매출총이익률은 지난해 4분기 6.8%, 올해 1분기 6.7%를 나타낸 뒤 올해는 10%를 넘기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 전체 매출에서 외주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57%로 가장 높다. 그런 만큼 2023년 이전 착공한 저수익 현장 준공이 본격화하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높이면 전체 영업이익 증가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리스크 차원에서 과거 두 차례 사고에 따라 이어진 영업정지 이슈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정 사장에게 부담 요소로 꼽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1년 6월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 사고를 놓고 받은 8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했다. 2022년 1월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관련한 1년 영업정지 행정처분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취소소송을 제기해 1심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6월 HDC현대산업개발 평가보고서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자체사업의 양호한 수익성 등을 보면 안정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영업정지가 확정되면 평판위험, 민간주택 시장에서의 수주 경쟁력 약화, 민간 도급사업의 선분양 제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최종 행정처분 결과 및 파급 영향에 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