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메카코리아 화장품 ODM 양강구도에 도전장, 조임래 코스피 입성으로 '톱티어' 겨눈다

조임래 코스메카코리아 대표이사가 5월12일 충북 음성 본사에서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

[비즈니스포스트] 조임래 코스메카코리아 대표이사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하며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계 ‘빅2’ 체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양분하고 있는 화장품 ODM업계에 균열을 내고 절대 강자로 올라서겠다는 승부수로 평가된다.

창립 25주년을 맞은 코스메카코리아는 K-뷰티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등에 업고 실적과 주가 모두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번 코스피 이전이 단순한 시장 이동이 아닌, 업계 판도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15일 코스메카코리아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실적과 주가 모두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K-뷰티 수출 호조, 인디 브랜드 약진, 글로벌 고객사 확대 등이 맞물리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3994억 원에서 2023년 4407억 원, 2024년 5243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04억 원에서 290억 원, 603억 원으로 2년 만에 약 6배가 뛰었다. 

실적 향상에 힘입어 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올해 3월17일 4만4천 원이던 주가는 7월15일 오전 9시 기준 7만 원까지 오르며 4개월 만에 50% 이상 상승했다.

이 같은 성과는 지역별 수요 확대와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수 증권사는 코스메카코리아가 올해 2분기에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ODM 수요가 늘어난 데다 자외선 차단제(선케어) 등 고수익 제품 비중이 확대되며 수익성 개선에 탄력이 붙었다는 분석이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법인은 뷰티 산업 전반의 호조로 수요가 확대됐고 미국 법인은 핵심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됐다”며 “이러한 흐름을 감안할 때 2분기에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현재 업계 3위지만 여전히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1·2위 업체와는 매출 면에서 뚜렷한 격차가 존재한다. 두 기업이 매출 2조 원대를 돌파한 반면 코스메카코리아는 아직 5천억 원대에 머물러 있다.

이런 가운데 조임래 대표는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아 글로벌 도약 의지를 확실히 드러냈다. 

조 대표는 “코스메카코리아는 올해 K-뷰티를 넘어 글로벌 뷰티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글로벌 고객사 다변화,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 해외 생산거점 확대 등 공격적인 글로벌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메카코리아 화장품 ODM 양강구도에 도전장, 조임래 코스피 입성으로 '톱티어' 겨눈다

▲ 코스메카코리아가 코스닥에서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며 업계 ‘3강구도’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생산 인프라 확대, 글로벌 고객사 대응력 강화, 해외시장 공략 속도 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안정적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다.

이에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달 30일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지난해 8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이전을 결의한 지 약 10개월 만에 이뤄진 후속 조치다.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을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코스메카코리아의 이번 코스피 이전 상장 추진이 단순한 ‘시장 이동’을 넘어선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화장품 ODM 시장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승부수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재 업계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역시 과거 코스닥에 상장한 뒤 코스피로 이전하며 기업 위상을 끌어올린 바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도 그 뒤를 따르며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진입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코스피 입성은 기업의 신뢰도와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 코스닥보다 대외 평가가 높은 시장인 만큼,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상력 강화는 물론 해외사업 기반을 넓히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도 커지면서 주주 구성의 질적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자금 조달 환경 역시 긍정적이다. 코스피는 유동성과 수급 안정성이 높아 대규모 투자 유치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이는 거래량 증가와 주가 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 재평가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평가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밸류업’ 정책 기조도 주목할 만하다. 코스피 상장사는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여지가 크다. 장기 투자자 유치뿐만 아니라 주가 안정성을 높이는 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시장 반응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 이전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불과 2주 만에 주가가 15% 이상 뛰며 기대감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이전 상장 후 주가가 조정을 받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중요한 건 상장이라는 이벤트 자체보다 그 이후다. 기업이 얼마나 실질적이고 일관된 전략을 실행해 나가느냐가 성패를 가른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ODM 업계는 K-뷰티 수출 확대의 최전선에 있는 만큼 코스메카코리아의 코스피 이전 상장은 상징성과 실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이는 실적과 수급, 산업 트렌드 삼박자를 모두 갖춘 흐름”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