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전자가 발표한 2025년 2분기 잠정실적을 두고 외신에서 부정적 평가가 나온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 결과가 수익성 악화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12단 HBM3E 반도체 기술 홍보용 이미지.
특히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뒤처지고 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8일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며 ‘반도체 전쟁’에 대응할 역량을 두고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56% 감소한 4조6천억 원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추정치를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적용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규제가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단지 수출 규제 때문만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현재 인공지능 반도체에 핵심인 최신 규격의 HBM을 엔비디아에 제 때 공급하지 못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삼성전자가 대만 TSMC에 밀려 신규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제시됐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엔비디아 HBM 주력 공급사로 점차 입지를 키우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창신메모리(CXMT)와 화웨이 등 중국 경쟁사도 자체적으로 HBM 생산을 추진하며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 가능성도 삼성전자에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한국산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공개했다. 다만 8월1일까지 협상 시한을 제시했다.
반도체도 최종적으로 관세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는 향후 한국 정부와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미국 CNBC는 삼성전자 실적 부진이 파운드리 부문에서 지속적 영업 손실과 HBM 사업의 실질적 성과 부족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조사기관 퓨처럼그룹은 CNBC에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의 최신 규격 HBM 품질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명확하게 파악된다”며 “이는 삼성전자의 단기 성장성을 크게 제한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퓨처럼그룹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경쟁사인 AMD에서 HBM 수주 물량을 일부 확보했지만 생산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늦어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도 미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