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키움증권이 올해 2분기 실적 개선을 예측하는 분석들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리테일(소매) 강자다. 국내 증시 활성화의 수혜를 크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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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증권이 2분기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경영승계 절차를 밟고 있는 김동준 키움증권 이사회 공동의장 겸 키움인베스트먼트·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에게도 호실적이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키움증권 지배구조가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이 2분기 시장기대치를 크게 넘어서는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백두산 한투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키움증권은 2분기 지배순이익으로 2661억 원을 기록해 시장기대치를 19% 상회했을 것”이라며 “2분기 위탁매매 수수료가 2130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5% 늘어난 것이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2분기 실적은 김동준 의장이 키움증권 이사회에 들어선 뒤 받아들인 첫 성적표다.

김동준 의장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장남으로,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해 6월27일 이사회 공동의장에 올랐다.

김 의장이 경영일선에 직접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첫 실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이달 상법 개정안 통과로 김 의장의 키움증권 지배 고리가 느슨해 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키움증권 특유의 다층적 지배구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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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준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은 다층적 지배구조로 키움증권을 간접지배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의장은 '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키움증권을 간접지배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는 ‘다우기술’로, 7월4일 기준 키움증권 지분 40.79%를 보유하고 있다.

다우기술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47.41%의 ‘다우데이타’이고,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31.56%의 비상장사 ‘이머니’다.

김 의장은 이머니 지분 33.1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키움증권의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문제는 상법개정 통과로 대주주의 의결권이 약해지는 것이다.

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상법 개정안에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명문화 △감사위원회 위원 선출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 강화 △상장회사 사외이사를 독립이사로 변경 △대규모 상장사 전자 주주총회 도입 의무화 등 대주주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 공포 1년 뒤 강화된 3%룰이 본격 시행되면 감사위원 선임·해임 관련 최대주주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임·해임할 때는 최대주주가 소유한 주식과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주식을 합산하지 않고 각 3%씩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개별 3%룰’이 적용되고 있다.

내년 3%룰 강화가 적용되면 최대주주는 사내·사외를 가리지 않고 감사위원 선임 시 특수관계인 지분과 합산해 3%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오너가의 지배력이 약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키움증권의 다층적 지배구조는 중간 단계가 많은 만큼, 보다 취약할 수밖에 없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합산 3% 룰 적용 확대로 대주주가 원하는 후보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될 가능성은 낮아지고, 행동주의 펀드나 소액주주연대가 추천하는 감사위원 후보가 이사회에 입성할 여지가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3%룰이 적용되면 외부 주주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경영권 방어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