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이 3년 만에 달러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외환시장 변화에 따라 늘어난 고객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채널에 특화한 상품이라는 점에서 그룹사 시너지도 도모할 수 있는 ‘전략적 카드’라는 시각이 나온다.
 
신한라이프 이영종 '달러보험' 카드 꺼냈다, 방카채널 확대하고 그룹 시너지 겨냥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이 달러보험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8일 신한라이프에 따르면 최근 외화보험 상품인 달러보험을 출시하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수령을 모두 미국 달러로 진행하는 상품을 말한다.

외화 일시납 구조로 통상 은행 창구에서 판매되며 고액 자산가 고객을 겨냥한 금융상품으로 분류된다.

이번에 출시된 ‘(무)신한SOL메이트달러연금보험’은 신한라이프가 약 3년 만에 다시 내놓은 달러보험이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이번 상품 출시 배경과 관련해 “상품 라인업 강화 측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달러보험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졌다”며 “고객 수요에 맞춰 달러 분산투자 효과와 안정적 자금활용을 할 수 있게 기획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통합법인 신한라이프가 출범하기 전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시절에도 달러보험은 취급됐다. 2021년 신한라이프 출범 뒤에도 한동안 이어지던 판매는 2022년 6월을 끝으로 멈췄다.

외화보험 시장에서 철수한 원인으로는 수익성 저하와 금융당국의 불완전판매 우려 등이 꼽힌다.

당시 금융당국은 달러보험이 ‘환테크’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이 이뤄지지 않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규제를 강화했다.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성도 악화하며 메트라이프생명 등 일부 외국계 생명보험사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달러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이번에 신한라이프가 다시 뛰어든 것이다. 

이 대표가 다시 달러보험 카드를 꺼내 든 배경으로는 최근 거시경제 환경 변화가 꼽힌다.

달러화로 일시납하는 달러연금보험 특성상 최근처럼 원화가 강세일 때 가입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또 달러보험 공시이율은 미국 시장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통상 보험사가 미국 국채 등 달러 자산에 투자해 운용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하반기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며 아직 금리가 높을 때 확정금리 상품에 가입하고자 하는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5대 시중은행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달러보험 판매액은 5천억 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배로 늘어난 것이다.

또 이 대표는 올해 초 영업전략회의에서 “영업 채널별 특화상품과 혁신상품을 적시에 제공해 영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번 달러보험 출시도 그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특히 달러보험은 통산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보다는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더욱 강점을 발휘하는 상품으로 분류된다. 모집비용 부담이 낮고 유지율이 높아 수익성에도 유리한 만큼 이 대표가 강조한 ‘채널별 정밀 대응 전략’에 부합하는 셈이다.
 
신한라이프 이영종 '달러보험' 카드 꺼냈다, 방카채널 확대하고 그룹 시너지 겨냥

▲ 신한라이프는 7일 ‘(무)신한SOL메이트달러연금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신한라이프>


방카슈랑스 확대는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도 의미 있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2023년 연간 누적 약 257억 원 수준이던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 수입을 2024년 들어 약 4133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신한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신한라이프는 가장 높은 순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인 만큼 계열사 사이 시너지 창출을 위한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보험 계열사의 방카슈랑스 비중 확대와 이에 따른 계열사 시너지 확장은 최근 금융지주 사이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공식 출범하며 우리은행의 동양, ABL생명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을 현재 약 10%에서 금융당국 최대 허용선인 33%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전사적 시너지를 위해서라고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 관점에서 볼 때 이 대표 개인에게도 의미가 있는 행보라고 바라본다. 정통 ‘신한 맨’인 이 대표가 은행을 중심으로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면 그룹 안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1993년 신한은행 입행한 뒤 2019년 7월 오렌지라이프 전무로 임명되기 전까지 신한금융지주 및 신한은행에서 근무했다.

2021년 1월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2021년 7월 신한라이프 전략기획그룹장 부사장에, 2023년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25년 1월 연임에 성공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