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SK텔레콤 해킹사고 과실 확인, 번호이동 해지 위약금 면제해야"

▲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 해킹사고와 관련해 회사 측의 과실을 인정해 번호이동 해지 위약금 면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 해킹사고에서 회사 측의 과실을 인정해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 규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과기정통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 침해사고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SK텔레콤 과실이 발견된 점, SK텔레콤이 계약상 주된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위약금 면제 규정이 적용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번 침해사고와 관련하여 SK텔레콤은 △계정정보 관리 부실 △과거 침해사고 대응 미흡 △중요 정보 암호화 조치 미흡 등의 문제점이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이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 이용약관상 위약금 면제 규정 적용 여부 검토를 위해 법률 자문을 진행했다.

당시 법률 자문기관들은 이번 침해사고 조사결과에서 SK텔레콤의 과실이 인정된다면 이용자가 계약 해지 때 위약금 면제 규정 적용이 가능하다는 공통된 의견을 제시헸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유심정보 보호를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관련 법령을 미준수해 이번 침해사고에 과실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SK텔레콤이 유심정보를 보호해 이용자에게 안전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사업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도 봤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이번 침해사고는 SK텔레콤 이용약관 제43조상 위약금을 면제해야 하는 회사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이러한 판단은 SK텔레콤 약관과 이번 침해사고에 한정되며 모든 사이버 침해사고가 약관상 위약금 면제에 해당한다는 일반적 해석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SK텔레콤 침해사고는 국내 통신업계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인프라 전반의 정보보호에 경종을 울리는 사고였다”며 “SK텔레콤은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로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 사고를 계기로 확인된 취약점을 철저히 조치하고 향후 정보보호를 기업 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