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발전 태양광 드라이브 건 국힘 의원 지낸 권명호,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 남는다" 지론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발전공기업 사장 가운데 정치적 색채가 짙은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한국동서발전 사장 취임 이후 그의 행보는 실용주의, 에너지 전환 쪽에 맞춰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

[비즈니스포스트] “정치적 롤모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대한민국을 지금의 세계 10위권의 경제부국으로 만든, 산업화를 통해 최빈국에서 벗어나게 했던 경제적 마인드와 리더십은 배울 점이 분명 많다.”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이 2020년에 한 인터뷰에서 했던 이야기다. 권 사장은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돼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 사장이기도 하다.

롤모델부터 이력까지, 뚜렷한 정치적 색채를 보이는 인물인 셈이다. 이재명 정부의 등장 이후 거취가 주목되는 공기업 사장 중 한명으로 권 사장이 꼽히는 이유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한국동서발전 사장 취임 이후 권 사장의 행보를 살피면 정치적 색채와 상관없이 권 사장이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와 발맞춰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 정치인 출신 첫 CEO, 낙하산 논란 속 등장

권명호 사장은 2024년 총선에서 낙선한 뒤 한국동서발전 사장으로 임명되면서 낙하산 인사, 보은성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될 때부터 전국전력산업노조연맹 안팎을 중심으로 에너지 분야 전문성이 부족한 정치인 출신이 사장으로 내려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동서발전은 예전부터 낙하산 논란에 자주 시달려왔던 에너지공기업 가운데 하나다. 

전임 사장인 김영문 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관세청장을 지낸 인물이며 그 전에는 기획재정부 출신인 김용진 전 사장,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인 박일준 전 사장 등 관료 출신이 사장 자리를 맡아왔다. 

◆ 실용적 협력 우선, ‘유연함’ 강조하는 권명호의 행보

다만 권 사장의 정치적 배경과 관계없이 실제 경영에서는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권 사장은 2024년 11월 취임사에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인용해 “최후까지 살아남는 종은 강한 종도, 가장 똑똑한 종이 아닌 바로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라며 “조직이 변화에 잘 순응하고 순발력 있게 앞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 이후 열린 ‘새정부 국정과제 대응 전략회의’에서는 △재생에너지 전환 △탄소중립 △안전 △인공지능(AI) 신사업 △환경·사회·투명경영(ESG) △위험관리 등 6개 분과로 구성된 국정과제 대응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정부 국정철학을 회사 경영전반에 적극 반영할 계획을 세웠다.

◆ 국내외 태양광 사업에서 성과 드러나는 재생에너지 전환 행보

권 사장은 특히 재생에너지 전환이라는 새 정부의 목표에 맞춰 재생에너지 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현재 태양광 분야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2024년 12월 괌 전력청이 발주한 4차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발전소 건설·운영사업의 본격적 추진을 시작했다. 2024년 12월11일에는 당진발전본부 에너지캠퍼스에서 ‘대호호 수상태양광 발전소 준공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권 사장은 경영 현장에서도 에너지 전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2024년 11월20일 신재생본부를 방문해 에너지전환을 위한 전방위적 혁신 노력을 당부했다.

신재생본부는 한국동서발전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총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권 사장은 신재생본부를 방문해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의 재생에너지 사업개발현황을 점검하고 신사업 분야에서의 체계적이고 질서있는 사업 확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발전 태양광 드라이브 건 국힘 의원 지낸 권명호,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 남는다" 지론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발전공기업 사장 가운데 정치적 색채가 짙은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한국동서발전 사장 취임 이후 그의 행보는 실용주의, 에너지 전환 쪽에 맞춰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

◆ 경영평가 A등급, 명분과 실적 모두 확보

한국동서발전은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2024년 발표됐던 경영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었는데 한 단계 상승한 것이다.

이를 두고 권 사장이 남은 2년의 임기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역시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3790억 원, 영업이익 6211억 원을 냈다. 매출은 4.3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각각 306.75% 늘었다.

권 사장의 경영이 온전히 반영된 2025년 1분기에도 한국동서발전은 좋은 실적을 냈다. 한국동서발전은 1분기에 매출 1조2659억 원, 영업이익 1908억 원을 냈다. 매출은 5.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4% 급증했다.

에너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평가 결과도 긍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정부가 바뀌었음에도 권 사장의 리더십에 어느정도 힘이 실릴 수 있다”라며 “다만 이번 경영평가와 관련해 여당에서 반발 움직임이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