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전통 제약사 종근당이 올해 보수적인 외부 투자 기조를 벗고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도입 상품 비중이 높아진 탓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자체 신약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올해 하반기에도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종근당 수익성 악화에도 연구개발 투자 확대, 차세대 신약 개발 전력투구

▲ 종근당(사진)이 그동안 보수적 투자 기조를 벗어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신약 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종근당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740억 원, 영업이익 96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4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5.52%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3.48% 줄어드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종근당은 지난해 영업이익 995억 원을 거두며 1천억 원대 영업이익이 깨진 이후 2년 연속 1천억 원을 넘지 못하는 셈이 된다.

실제 1분기 실적에서도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종근당은 2025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010억 원, 영업이익 125억 원을 냈다.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6.60%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9.08%나 감소했다.

종근당은 마진율이 높은 제품보다는 도입 상품 판매량이 많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도입 상품은 외형 확장에는 기여하지만, 마진율이 낮아 수익성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자체 개발 제품은 마진율이 높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근당은 바이오에 투자를 강화하며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자료를 종합하면 종근당은 올해 6월까지 모두 9건의 임상 신청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과 함께 국내 최다 임상 승인을 건수를 기록한 것이다.

물론 제네릭(복제약) 출시를 위해 생동성 시험도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바이오벤처에 대한 지분투자, 바이오 특구 조성 등에 참여하는 점에 비춰보면 종근당이 전방위적으로 체질 전환을 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종근당은 시흥시와 함께 최첨단 바이오의약품 복합연구개발 단지 조성을 위해 2조2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종근당 수익성 악화에도 연구개발 투자 확대, 차세대 신약 개발 전력투구

▲ 종근당(사진)이 올해 바이오벤처 투자에 이어 바이오특구 조성까지 바이오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이뿐 아니라 5월에는 새로운 모달리티(치료접근법) 확보를 위해 바이오밴처 앱클론에 122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로 종근당은 창업자인 이종서 앱클론 대표 및 특수관계인(13.06%)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통상적 연구개발 이외에도 전방위적 투자에 나선 모습이다.

종근당의 광폭 행보에는 자체 신약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체 신약 개발에 성공해 상업화까지 가져간다면 수익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중간에 기술수출을 통해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

실제 종근당이 신약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조금씩 성과도 내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2023년 노바티스에 기술수출한 심혈관질환 신약후보물질 CKD-510이다. 당시 종근당은 최대 1조7300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에는 노바티스가 임상시험에 들어가면서 추가로 70억 원 규모의 마일스톤을 받는다고 공시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이 외에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KD-702, 고형암 치료제 CKD-703 등 다수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신규 모달리티 기반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신약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파이프라인을 확보해나가고 있다”며 “이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