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채용시장이 올해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공공기관 공기업 채용규모를 늘려 고용절벽을 막아보려 하지만 역효과도 예상된다.
2일 취업포털사이트 등에 따르면 1월부터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신규채용에 나서는 곳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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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은 6일까지 경영기획, 에너지절약계획서 검토, 녹색건축인증, 에너지효율인증, BF인증, 건축서비스용역, 품질관리 7개 분야에서 신규 직원을 뽑는다. 서류심사-인적성검사(논술검사)-1차 면접-2차 면접-신체검사 순으로 진행된다.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9일까지 신입 및 경력직원을 뽑는다. 신입의 경우 서류-인성-1차면접-2차면접 순으로 진행한다. 이밖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도 11일까지 신입 및 경력직 채용을 실시한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및 공기업에서 사상 최대인 2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개발해 2014년 처음 도입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 올해부터 모든 공공기관에 확대돼 적용된다.
공공기관 및 공기업 채용은 올해 정부 의지에 힘입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을 포함한 이른바 ‘공시족’들이 해마다 갈수록 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지자체 포함 공무원 채용인원 4만 명을 더해도 올해 채용규모는 6만 명 정도에 그치는데 관련 시험 응시생 수는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기업들이 채용을 늘리지 않으면서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떠맡은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방만경영이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3만1208개의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 조사대상 기업 가운데 300인 이상 대기업의 채용계획 인원은 3만 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줄어든 수준이다.
대기업들은 지난해 실적부진과 구조조정 등 경영환경 악화로 채용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는 신규 채용인원이 더욱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등 대기업들 가운데 박근혜 게이트 특검수사 여파로 조직개편과 인사가 미뤄진 곳이 많아 아직 채용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곳이 많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영계에서 대기업이 앞장서서 내년 상반기 채용계획을 가급적 조기에 확정해줄 것을 희망한다”며 “조만간 30대 그룹 CEO를 만나겠다”고 밝혔다.
주요 그룹 가운데 SK그룹은 지난해 연말 인사를 실시했는데 새해 들어 성장성이 높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채용규모를 확대할 움직임도 감지된다.
SK이노베이션은 2일 3조 원의 투자계획을 내놓으며 올해 대졸 공채 신입사원 100명 이상을 뽑는 것을 포함해 향후 5년간 12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바늘구멍보다 비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선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이나 벤처회사들이 그나마 유리할 수 있다.
중소기업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조사에서 스타트업 등은 올해 3만3천여 명을 신규채용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성이 높은 직군들에서 채용규모를 늘릴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4차산업혁명에 따른 고용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큰 만큼 문과 출신이나 여성 예비취업자들이 설 곳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