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팝업의 성지' 성수동에 삼성화재도 떴다, '보험 없는 보험 팝업'으로 '젠지' 사로잡기

▲ 성수동 한복판 '핫플레이스'에 삼성화재가 연 팝업스토어 '드림시어터'가 화제가 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저기는 뭐야? 팝업이야 아니면 매장을 낸 거야?”

“팝업스토어 대관. 전화 문의.”
 
[현장] '팝업의 성지' 성수동에 삼성화재도 떴다, '보험 없는 보험 팝업'으로 '젠지' 사로잡기

▲ 지금의 성수는 크고 작은 업종 '팝업 스토어'가 열리는 '팝업의 성지'로 통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길목마다 있는 팝업스토어. 늘어선 대기줄. 누군가에게 전화하며 ‘여기가 핫플(핫플레이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팝업 대관 문의를 받는다는 부동산 현수막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

이 모든 풍경이 하나로 어우러진 곳. 여기가 지금의 서울 성수동이다.

‘팝업의 성지’에 이례적으로 보험사의 팝업이 등장했다.  

손해보험사 삼성화재가 주인공이다.

27일 삼성화재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연 체험형 팝업스토어 ‘드림시어터’를 직접 방문했다.

지난 23일 모습을 드러낸 드림시어터는 첫날부터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다.
 
[현장] '팝업의 성지' 성수동에 삼성화재도 떴다, '보험 없는 보험 팝업'으로 '젠지' 사로잡기

▲ '드림시어터' 앞에는 평일 오전 오픈 시간부터 관람객이 모이기 시작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현장이 열기를 증명했다. 평일 오전인데도 건물 앞에는 가족과 한 무리의 친구들, 외국인들이 대기 줄을 이뤘다.

관람객 대부분은 ‘팝업스토어’라는 이유만으로 줄을 섰다가 뒤늦게 삼성화재 팝업임을 알게 됐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20대 여성은 “친구와 색다른 체험을 해보고 싶어서 지나가다 보고 줄을 섰다”며 “와보니 보험사가 여는 팝업이라 놀랐다”고 말했다.
 
[현장] '팝업의 성지' 성수동에 삼성화재도 떴다, '보험 없는 보험 팝업'으로 '젠지' 사로잡기

▲ 관람객은 입장하자마자 방 안에서 단서를 찾아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 속으로 빠져든다. 벽에는 삼성화재 핵심 슬로건 등이 담긴 포스터가 붙여져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삼성화재는 현대인의 일상 속 위기 상황을 ‘방탈출식 참여형 연극’으로 풀어냈다.

관람객은 일정 인원 이상 조를 이뤄 입장해 배우와 함께 상황을 해결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미션은 물건 찾기, 보드게임, 퀴즈쇼 등으로 관람객은 모두 3개로 구성된 에피소드를 체험할 수 있다.
 
[현장] '팝업의 성지' 성수동에 삼성화재도 떴다, '보험 없는 보험 팝업'으로 '젠지' 사로잡기

▲ 관람객은 참여형 연극에 흠뻑 빠져들어 열성적으로 게임에 참여하며 '미션'을 완수하는 중 일상을 지켜주는 '보장'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비즈니스포스트>

미션 중 위기 상황에 부딪히거나 게임에 성공하지 못할 때 관람객은 입장할 때 받은 ‘주인공 버프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팝업스토어에서 보험이라는 단어가 부각되진 않았다.

하지만 이 카드가 연극 속에서 관람객을 무사히 마지막까지 데려가는 ‘보험’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입장할 때 배우들이 카드를 배부하면서도 “마치 보험처럼 당신을 지켜줄 수 있는 카드다”고 설명해 팝업스토어 전반의 성격을 명확히 했다.

기자도 게임에서 진 상황에서 보험처럼 카드를 사용하며 배우들의 응원과 함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긍정적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현장] '팝업의 성지' 성수동에 삼성화재도 떴다, '보험 없는 보험 팝업'으로 '젠지' 사로잡기

▲ 관람객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문제를 해결할 때 '보험'처럼 사용할 수 있는 '주인공 버프 카드'를 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실제 삼성화재는 팝업스토어 개최를 알리며 “보험이라는 단어 없이도 ‘고객의 일상을 지켜주고, 꿈을 응원하는 브랜드’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자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기자와 함께 조를 이뤄 체험한 관람객들 역시 모든 단계가 끝난 뒤에는 보험사가 하는 팝업이라는 것을 온전히 이해했다는 반응이었다.

한 여성 관람객은 “보험이 눈에 보이는 상품을 파는 것도 아닌데 팝업을 어떻게 구성할지 처음엔 알 수 없었다”며 “하지만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로 구성돼 끝나고 나니 ‘일상을 보호하고 응원한다’는 의미를 전하려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참여형 연극을 마치면 인스타그램 ‘인증샷’을 찍기 좋은 전면 거울 통로와 10~2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형태의 키링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코너, 포토존 등이 마련됐다.
 
[현장] '팝업의 성지' 성수동에 삼성화재도 떴다, '보험 없는 보험 팝업'으로 '젠지' 사로잡기

▲ 곳곳엔 '인생샷'을 건질 만한 '느낌 좋은' 포토존이 마련돼 카메라를 내려놓을 틈이 없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젠지(Gen-Z) 세대(1995~2010년생)’가 선호하는 감성으로 꾸며진 만큼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하며 ‘인생샷’을 찍으려 노력하는 관람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삼성화재는 꾸준히 젊은 세대와의 접점 확대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목표로 팝업스토어를 열어왔다. 2024년엔 ‘보이는 보험’ 러닝 팝업을, 2023년엔 펫보험과 연계한 ‘오모오모 팝업’ 등을 선보였다.

그 가운데서도 이번 팝업은 기존 핵심 고객이 아니던 젠지 세대를 타겟으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험업계가 성장 정체와 젊은 층의 보험 기피 등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삼성화재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미래 고객을 확보하고자 팝업스토어라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 '팝업의 성지' 성수동에 삼성화재도 떴다, '보험 없는 보험 팝업'으로 '젠지' 사로잡기

▲ 관람객은 삼삼오오 모여 키링을 만들고 '거울 셀카'을 남기려 하는 등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시니어뿐 아니라 젠지세대 공략도 보험업계 전반의 과제가 된 만큼 삼성화재가 한 이번 시도가 업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삼성화재 현장 담당자는 “10~20대는 상대적으로 중장년층보다 보험 관심도가 낮다”며 “이번 팝업스토어 등으로 브랜딩과 함께 젠지 세대에 친근하게 다가가며 고객 풀을 넓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