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하원에서 태양광 산업과 관련해 세액공제를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안이 초안보다 강화된 내용으로 통과된 영향을 받아 한화솔루션 기업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 태양광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특히 제도 변화에 따라 저가 공세로 한화솔루션을 괴롭히던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미국 IRA 개정에 어떻게 대응하나, 박승덕 '태양광 종합 설루션' 더 강하게

▲ 박승덕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미국 시장을 발판으로 태양광 종합 설루션 기업으로 도약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임명된 박승덕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미국 시장을 발판으로 태양광 종합 설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향해 내달릴 여건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한화솔루션 주가는 전날보다 11.41% 하락한 2만9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14.10% 하락한 데 이어 이틀 동안 25%가량 급락한 것이다. 

이는 미국 하원에서 세액공제 축소를 뼈대로 하는 IRA 개정안이 통과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IRA 개정안을 보면 주거용 태양광 투자세액공제(ITC)의 일몰 시점이 2034년에서 2025년으로 9년 앞당기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써드 파티 오너십(TPO)' 세액공제 배제 조항도 신규로 추가됐다. TPO는 기업이 고객 주택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를 직접 소유하고 운영·관리하며 전력을 제공하는 임대 서비스다. 

한화솔루션이 올해 들어 미국에서 TPO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데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를 비롯해 한화솔루션이 미국에서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 혜택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변함이 없으나 2026년 TPO 사업 추정치는 보수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미국 시장에서 태양광 시장의 성장 속도와 TPO 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6일 임명된 박승덕 사장으로서는 임기 초기부터 주력 미국 시장에서 제도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과 마주한 셈이다.

다만 블룸버그와 로이터를 비롯한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상원에서 IRA 개정안에 대폭 수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태양광을 비롯해 재생에너지 산업에 혜택을 입고 있는 미주리주, 위스콘신주, 사우스다토카주, 켄터키주 등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하원에서 통과한 법안에 반대하는 태도를 분명히 밝히 있다.

공화당 상원은 IRA 세액공제와 지원책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으로 새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로 미국 상원에서 IRA 개정안의 대폭 수정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도 태양광 산업의 전망이 밝다는 점은 박 사장에게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미국 IRA 개정에 어떻게 대응하나, 박승덕 '태양광 종합 설루션' 더 강하게

▲ 한화솔루션의 미국 태양광 사업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사진은 사진은 한화큐셀의 미국 조지아주 달튼 공장. <한화큐셀>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네프(BNEF)에 따르면 올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태양광 설치량 전망치가 기존 531GW(기가와트)에서 684GW로 상향 조정됐다.

또 하원의 IRA 개정안에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놓고 중국을 비롯한 해외우려기업(FEOC) 수취를 제한하는 조항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점도 박 사장이 미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우는 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솔루션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따른 태양광 사업 부진으로 인해 2020년 석유화학과 태양광사업의 합병법인 출범 뒤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봤다. 

이런 상황에서 IRA 수정안으로 중국산 모듈 사용 시 AMPC 수취가 불가능해지면 한화솔루션은 미국 시장에서 태양광 모듈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중국의 동남아시아를 통한 우회수출을 막기위한 목적으로 반덤핑·상계 관세가 부과되는 점도 미국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을 펼치는 한화솔루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IRA 개정과 관세 부과로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원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을 크게 개선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아울러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으로 태양광 제품의 공급 과잉이 해소돼 미국 내 모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나오는 점도 박 사장에게는 우호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박 사장은 전임 홍정권 대표이사가 취임 6개월 만에 제조부문장으로 물러나면서 전격 취임해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야할 과제를 안았다.

박 사장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을 도와 태양광 사업을 안착시킨 인물로 평가된다. 한화솔루션에서는 태양광사업과 관련해  2012년 중국공장과 경영관리부문장과 한국공장 셀사업부장 등을 역임했고 한화임팩트 대표이사를 거쳐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전략총괄로 일해 왔다.

박 사장은 한화솔루션이 추구하는 종합 태양광 설루션 업체 전략을 본궤도에 올리는데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은 단순 태양광 제품 제조를 넘어 태양광발전 개발과 시공뿐 아니라 TPO, 금융서비스 등 종합 태양광 설루션업체로 거듭나고 있다"며 "이런 사업다각화가 빛을 발할 시간이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재성 연구원도 "한화솔루션 주가는 단기적으로 그동안 받았던 기대감이 제거되는 과정을 거치겠으나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의 긍정적 요소가 반영되면서 재차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