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가 내년에도 수주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수주목표를 잡는데 몸을 사리고 있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3사가 내년 수주목표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잡고 체질개선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3사는 올해 모두 210억 달러 규모의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11월 말 기준으로 92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액의 43.8%를 달성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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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올해 모두 수주목표를 축소했는데 애초 수주목표(428억 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신규수주 달성률은 20% 초반까지 떨어진다.
내년에는 조선3사가 수주에서 숨통이 트일 가능성도 있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발주량은 1996년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저치”라며 “발주량 급감에 따라 선박의 수급상황이 개선되고 있어 내년 글로벌 선사들이 상선 발주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양 연구원은 “글로벌 대형 석유기업들도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해양플랜트를 발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두고 있어 내년에 해양 생산설비의 발주도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조선3사는 내년 수주상황이 금방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파악한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무역거래량이 줄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도 조선업계가 현재 불황에서 탈출하려면 적어도 2018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조선3사는 내년에도 사업체질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면서 수주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내년 수주목표를 올해와 비슷한 95억 달러 수준으로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년 동안 정했던 수주목표와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수주목표로 62억 달러 수준을 설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3억 달러를 수주해 2013~2015년 연평균 수주목표(135억 달러)의 10%에도 미치지 못한 사정을 감안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내년 수주목표를 소폭 높일 가능성이 있다. 올해 안에 수주할 것으로 예상됐던 일부 해양프로젝트들의 본계약이 내년으로 밀린 점을 고려해 수주목표를 잡을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를 53억 달러로 잡았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가회복에 따른 해양플랜트 발주 증가, 선박교체수요 증가 등 조선업황 개선과 관련한 긍정적인 전망들이 나오고 있으나 기업 입장에서 섣불리 호황을 내다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