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1분기 실적이 공연 매출에 따라 엇갈렸다.
반면 JYP엔터테인먼트는 홀로 실적이 뒷걸음질하며 세대교체 지연의 후폭풍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8일 엔터테인먼트 4사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종합하면 공연 매출 성장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투어를 소화할 수 있는 탄탄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갖추었냐도 맞닿아 있다. 결국 신인 그룹을 얼마나 잘 육성했는지가 매출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하이브는 1분기 매출 5006억 원, 영업이익 216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38.7% 영업이익은 50% 늘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매출 2314억 원, 영업이익 326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2%, 109.6% 증가했다. YG엔터는 매출 1001억 원, 영업이익 95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 14.7% 늘고 흑자전환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실적 발표 이후 이들 엔터사의 연간 실적 눈높이를 줄줄이 높였다. 주요 아티스트의 활동이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반면 JYP엔터테인먼트를 향한 시장의 기대는 제자리다. 목표주가 ‘유지’ 의견이 주를 이뤘다.
JYP엔터테인먼트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408억 원, 영업이익 196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1% 늘고 영업이익은 41.6% 감소했다.
공격적으로 신인을 배출했음에도 ‘트와이스’와 ‘스트레이키즈’등 주력 그룹의 매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JYP엔터테인먼트의 1분기 공연 매출은 주요 아티스트의 대규모 해외 공연 부재로 2024년 1분기 보다 26.3% 감소한 217억 원으로 집계됐다.

▲ 중국 공연시장 개방은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실적 개선의 추가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픽>
반면 같은 기간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의 공연 매출은 모두 늘었다.
먼저 하이브 공연 매출은 1551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52.5% 급증했다. ‘르세라핌’과 ‘보이넥스트도어’ 등 저연차 아티스트는 물론,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과 ‘제이홉’이 솔로 글로벌 투어를 진행하면서 투어를 소화할 수 있는 아티스트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같은 공연 콘텐츠를 반복 운영하는 앙코르 투어가 확대되며 비용절감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도 ‘하츠투하츠’, ‘엔시티위시’, ‘라이즈’ 등 저연차 아티스트 성장세가 돋보인다. 올해 1분기 공연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58% 증가한 390억 원을 거뒀다. 2024년 2월 데뷔한 ‘엔시티위시’는 지난해부터 투어를 이어가고 있으며 ‘라이즈’의 첫 번째 단독 글로벌 투어의 매출은 2분기 반영될 예정이다.
김민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M엔터테인먼트는 2분기 고성장 중인 저연차 IP 중심의 월드투어 개최 가능성이 높으며, 직전 투어 대비 회당 모객 수 확대가 기대된다”고 지적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신인 데뷔 기간이 길어 아티스트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베이비몬스터’의 성장세가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올해 1분기 공연 매출은 74억 원으로 2024년 1분기(20억 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솔로활동에 집중했던 ‘블랙핑크’도 그룹 투어를 시작한다. 올해 진행하는 스타디움급(회당 6만 명) 투어는 직전 투어 대비 2배 규모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이비몬스터가 첫 월드투어임에도 아레나급(1만명/회) 투어를 성황리에 소화 중”이라며 “블랙핑크 공연은 재계약으로 불리해진 배분율보다 규모의 경제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를 향한 시선은 1분기 이후를 더욱 주목하고 있다. 주요 아티스트의 활동이 본격화되는데다 중국 공연 재개가 실적 개선의 추가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은 신인 그룹에게는 수익화 시점을 앞당길 기회이자, 기존 그룹들에게는 매출 점프업할 수 있는 통로로 평가된다.
올해 초부터 중국 내 한국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속속 재개되면서 사실상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솔로 가수 김재중의 팬미팅, 전원 한국인 그룹 이펙스(EPEX)의 단독 공연, 9월 하이난성에서 예정된 K팝 합동 공연 개최 등이 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홍콩, 마카오, 대만 등에 머물렀던 중화권 공연이 본토로 확대되면 공연 매출의 추가 성장 여력이 생긴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는 중국 팬덤 비중이 높은 아티스트가 많아 연간 매출이 최대 30%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터테인먼트기업들은 2023년 중국 공연 매출 없이도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새로 썼다. 여기에 중국시장까지 본격적으로 더해진다면, 그 이상의 실적도 충분히 기대해볼 여지가 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