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명가' 한미약품 신발끈 묶다, 실적 부진에도 연구개발 투자 제약사 중 최대

▲ 13일 제약업계 IR 자료를 종합한 결과 한미약품(사진)이 2025년 1분기 매출 대비 최대 연구개발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한미약품이 올해 1분기 실적 부진 속에서도 연구개발(R&D)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신약 개발 중심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이후 연구개발 체계 정비에 나선 데 이어 올해 본격적인 투자 확대로 ‘신약 명가’ 위상 회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이다.

13일 제약업계 IR 자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2025년 1분기 별도기준으로 460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매출 대비 투자 비중은 15.6%로 전통 제약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결기준으로는 1분기 연구개발에 533억 원을 투입해 매출 대비 14%에 수준이다.

별도기준으로 올해 1분기 R&D 투자 규모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3% 늘었다. 1분기 별도기준 매출이 2684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3% 성장한 제 자릿수 수준에 머문 것을 고려하면 연구개발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한미약품이 경영권 분쟁 이후 내세운 ‘연구개발 중심 제약사’ 전략의 실천으로 읽힌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과 비교해도 한미약품의 투자 강도는 가장 두드러진다. 

유한양행은 1분기 502억 원을 R&D에 사용했지만 매출 대비 비중은 10.69%에 그쳤다. 투자 금액은 더 많지만 비중에서는 한미약품이 앞섰다. 여기에 더해 유한양행의 1분기 R&D 투자 증가율도 1년 전과 비교해 9.9%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대웅제약과 녹십자의 경상연구개발비는 각각 384억 원(별도), 366억 원(연결)을 연구개발에 집행했으며 매출 대비 비중은 각각 9.4%, 12.3% 수준이었다. 

종근당은 별도 IR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1분기 한미약품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최상위권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신약 명가' 한미약품 신발끈 묶다, 실적 부진에도 연구개발 투자 제약사 중 최대

▲ 2025년 1분기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비용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픽사베이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한미약품은 이번 투자 확대를 통해 기술수출 가능성이 있는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이미 비만·당뇨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등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다수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비만대사와 항암, 희귀질환 분야에서 국내 제약사 가운데 최다 규모인 30여 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비만대사 영역에서는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GLP-1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혁신을 이어갈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 HM15275’와 ‘신개념 비만치료제 HM17321’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해외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올해부터 한미약품이 개발중인 혁신신약들이 중요한 진전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한미의 신규 모달리티(modality)를 토대로 혁신 동력을 확장하고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지속 선보이며 한미의 글로벌 R&D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